심산반 31기(2013년 4월~11월) 수강후기 발췌록
“행복했던 6개월을 뒤돌아보며”
안냥! 31기 여러분!! 빵이어요^o^* 종강일 이후로 다들 숙취해소는 잘 하고 계신지... 저는 그 이후로 이틀을 헤롱대고 있습니당. 오늘 해당조 스터디를 하고 나서 했던 얘기가..."우리 종강한거 맞아? 실감안나.."였습니다. 마치 이번주 목요일에도 수업을 나가야 할것 같은 아쉬움에 다들 약 3초간 센치했더랬죠. (짧다고 욕하지 마세요ㅋ)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를 뒤돌아 보기엔 너무도 어린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부로 진정한 계란한판이 되고보니 더 이상 어린나인 아닌것 같네요..(욕하지 말라고ㅋㅋ)
저는 명확히 영화시나리오작가가 될거야! 하는 마음으로 심산반을 들었던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나만 잘하면 되지 같은 발칙한 마음으로 특별한 기대 없이 수업을 들었던 게 제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주 한주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창작에 대한 개념이 무참히 깨지더군요...그래서 시나리오 예약만 2번이나 하고선 16만원을 기부하는 기부천사가 되었더라고요..ㅎㅎ 하지만 해당조의 치열한 스터디로 처음으로 대본을 써서 공모전에 내보기도 했습니다. 심쌤껜 못 보여드릴정도로 창피한 수준이지만 한번 써보니 이젠 상급반에선 한편 낼 용기가 생기더군요. 히힛.
결과적으로 참 많은 것을 얻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한 기초를 배울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고, 사회생활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분들을 격없이(?) 만날 수 있었던 것 또한 너무 소중했습니다. ㅎㅎ 또 서로의 글을 아낌없이 까주고(ㅋ) 격려해주는 동지! 우리 해당조 여러분들의 만남도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울 조 짱임 ㅋㅋ)그리고 스토리텔러의 스승이시자 인생의 멘토가 되주신 (짧지만 강렬했던 뒷풀이들ㅋ) 자유로운 쏘울의 심쌤을 만나서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상급반에서도 잘 부탁드립니다.^^) (박◯영)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났다”
2006년도 겨울쯤(?) 광고회사에 다니면서 늘 영화의 끈을 놓지 못하는 저에게 선물로 받은 책 한권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어쩌면 심산 선생님을 그때 처음 만나게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작법서와는 다르게 핵심을 찌르는 내용들은 저를 몇 번씩 탐독하게 했습니다. 책은 틈틈이 시간만 되면 끄적이던 시나리오에 MSG와 같은 효과를 내기에 충분했지만 실상 책처럼 내 마음과 생각이 글로 따라주진 못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 영화에 대한 미련을 안고 지내며 어느덧 나에게는 올 것 같지 않은 40이 되었을 때 너저분한 글들을 보면서 더 이상...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심산스쿨을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업작가를 꿈꾸는 어린친구사이에 공부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그간 광고 일을 해오며 영상제작에 대한 개념들과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어린자만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 수업부터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의 개념들이 하나씩 둘씩 깨져나가면서 영화를 보는 시선까지 바뀌어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간 6개월을 기대와 긴장으로 매주 목요일을 기다려 왔습니다. 물론 폭력과 보는 사람마저 낯뜨거운 개인기가 난무하는 두려운 수업이었지만 단 한주도 수업에 빠질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내가 알지 못하는 시나리오의 보석을 심선생님이 그날 꺼내 놓을지 모르니까요. 그렇게 한주 한주 수업이 진행되면서 영화에 대한 절망과 기대가 제 머릿속에 교차하면서 방과 후 뒷풀이는 빠질 수 없는 수업의 연장이 되었고 주말마다 모이는 스터디 모임은 또 하나의 일상으로 되어 가족에게는 미안한 아빠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심산스쿨에서 무엇을 배웠냐고 저에게 물어본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물론 보석도 없었습니다. 다만 이제 다시 시나리오를 써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비록 6개월 동안 시나리오를 완성 시키지 못했지만 늘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면 너저분해 보이기만 하던 글들을 이제 꾸역꾸역 삼켜가며 묵묵히 전진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심산스쿨에서 배운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복했던 6개월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죠. 살벌한 벌금에 힘입어 즐거운 종강파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때 우리 31기 이름을 다시한번 기억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또렷히 기억하는 24명의 이름들을 언제가는 사라져가겠지만 그들의 이름을 스크린에서 다시 기억 될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저에게 커다란 자랑이 될 것입니다. 특히 뜨거운 열정으로 같은 조를 이루었던 해당조 식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심산 선생님의 강의는 저에게 마치 잠에서 깨어난 듯 영화를 보는 눈이 뜨여졌고 발끝이 닿지않는 늪에 빠진듯 시나리오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나이에 쓸 수 있냐는 용기보다 써보고 싶다는 미련을 남겨주셨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수업에 하셨던 그말씀처럼 “우리는 행복하기위해서 태어났다.”(이◯철)
“Quality of Life"
왜 시나리오를 쓰느냐? 하필 많고 많은 일중에 미래에 대한 보장도 없고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려운 일을 왜 하려고 하느냐?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저희에게 던지시면서 본인께서는 바로 삶의 질, 즐거운 삶을 살기위해 서라고 답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 보니 제가 왜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는가? 왜 이 일을 하려고 했는가? 자문해 보니 비슷한 결론이 나오더군요. 정말 우연한 계기로 입문하게 된 세계였지만 무엇보다 즐거움이란 걸 찾아보고 싶었던 욕구가 가장 컸습니다.
이런 저런 방황도 하고, 작은 영화에 올려진 내 이름을 보며 다소 민망해 지고도 했고, 멀리 돌아가기도 하고 오랜 시간 고민도 해보고, 결국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구나 하는 결론을 내리고서 다시 심산스쿨의 문을 두들기게 된 것도 잃어버렸던 즐거움이란 걸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걸 찾을 수 없다면 이 길은 정녕 내가 원했지만 내 길은 아니구나 하고 맘먹기로 하구요.
그리고 지난 7개월여 동안의 수업 기간 동안 그 즐거움이란 감정을 아주 충실히 만끽할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나이, 세대, 성별, 서있는 위치를 불문하고 모두가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남들이 그걸 즐겁게 들어주길 바라며 몰랐던 시나리오의 세계를 공부하고 내 글이 아닐지언정 더 재밌고 더 좋은 이야기가 되도록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동료들과 선생님. 어디서 이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매주의 수업이 기다려지고 뒷풀이가 기다려지고 스터디가 기다려지고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이야기를 쓰고 고민하는 즐거움을 다시 깨닫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고민하고 망설이기보다는 더욱더 정진하자 라고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전◯호).
“쏜살 같이 지나간 6개월 간의 수업을 마치고”
와..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가버렸네요. 돌아보면 정말 시간이 금방 간 것 같습니다. 제가 심산선생님의 강의를 처음 듣게 된 것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였습니다. 당시에 웹툰을 하고 싶어서 휴학을 했는데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그냥 재미있게 쓰면 되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였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쓰고 싶었는데 쓸수록 글이 턱턱 막히더군요. 여러 작법서를 훑어 봤지만 뭐랄까.. 몸에 흡수된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강의라도 들어보자 싶어서 심산선생님의 인터넷 강의를 보게 되었는데요. 필요한 요점만 콕콕 찝어서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잘 되고 작법서에서 말하던 것들이 어떤 말이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있었기에 아직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하던 중 ‘심산스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 심산반 31기를 접수중이라 바로 신청을 하게 되었죠. 오프라인에서의 강의는 심산선생님의 말씀 한마디라도 빼놓고 싶지 않을 만큼 좋았습니다. 영화의 다양한 예시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일화들로 설명을 해주시니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면 속이 시원한 기분이랄까요? 뭔가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산스쿨을 다니면서 또 다른 좋았던 점은 시나리오를 토론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제 시나리오를 꾸준히 리뷰해 줄 사람은 제 여자 친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서 서로가 쓴 글을 리뷰해주고 피드백을 받으니 생각했던 이상으로 저도 모르게 작품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꾸준히 스터디 모임을 가지게 되어 같은 목표를 가진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좋은 정보들도 공유할 수 있었구요. 만남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특히 아르고스 조원들과의 추억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 심화반에서 못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만난 인연 오랫동안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조◯철).
“많이 배웠습니다”
전 제가 인생을 살면서 글을 쓴거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쓰게 되었고 '심산스쿨' 이후 이제 진짜 잘 쓸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걸로 밥 먹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 같아요. ㅋㅋ 정말이지 종강하고 난 후에 느낌은 이제 진짜 잘 쓸 수 있을거 같다는 것.
이런 자신감을 얻고 다음 단계로 전진할수 있게 해주신 심산선생님에게 감사하고요. 나중에 선뜻 모니터링 해달라고 내 시나리오 보여줄 수 있는 우리 조원들. 준철이형 인호형 진화누나 빵 민경이 못난 조장 만나 고생 많았고 너무너무 고맙웠습니다. 그리고 항상 작은 목소리로 같이 담소를 나누던 휘주누나 생각 많이 날거 같고 진정한 4차원의 시나리오가 무언지 보여줬던 효민 누님 수고하셨습니다. 술자리에서 목소리 크기하면 절대 지지 않는 우리 양호형님 수고하셨습니다. 얼굴로는 민경이랑 동갑인 민이도 꼭 대학원 들어가라. 그동안 대화 많이 못했던 지운아 상급반에서는 뒤풀이때 내 옆에 앉아라. 매주 영화 올려주느라 정말 수고 많았다 현철아. 상급반때도 부탁한다. 우리 전씨 삼형재중 막내 상우야 돈 관리 하느라 고생많았다. 숙제 담당 용현아 평택에서 흑인하고 너무 놀지말고 시나리오도 쓰자. 김해에서 매주 올라오는 하영아. 마지막 잔 채우라는 너의 명령은 가히 우리 아버지의 명령과 맘먹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감독 포스를 하고 다니면서 회비 내라고 하면 천원짜리 내던 민성아. 넌 감독할 수 있어!! 감독돼서 같이 소주한잔하자. 점점 이뻐지는 강아지 혜미야 넌 시집 잘 갈꺼야. 그리고 장교출신 뮤지컬 작가 회사원 일석이. 하는게 너무 많아 사는게 힘 들어보이지만 형은 널 보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입이 닫혀 있는적이 없었던 영기. 주식해서 부자되라. 마지막으로 심산 선생님에 대한 리뷰는....상급반에서도 계속 되기 때문에 생략.
모두모두 소중한 추억을 한웅큼 가져갑니다. 다들 행복하시고 좋은 이야기 꾸러미 만들어 다음에 술자리 같이 해요(전◯욱).
“그 동안 행복했고 고마웠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고 보니 정말 만감이 교차하네요. 많은 동기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술도 아침까지 마시고 선생님 뒷담화도 많이 하고 ^^ 돌아보면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꼭 시간이 지나고 돌아봐야 그때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리고 나름 시나리오 책도 좀 읽었지만 선생님한테 라이브로 수업을 들으니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선생님 고맙습니다...이제는 이론은 어느정도 된 것 같은데, 그래서 이제는 쓰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오히려 아는 것이 너무 많으니 눈만 높아져서 더 힘이 들지만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고 싶습니다(최◯호).
“익월 마감 후 그만두겠습니다.”
수 차례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상경한 서울행이었습니다. 무모하리만치 결정을 내리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몇 년 전 도서관에서 빌려 봤었던 심산 선생님의 책 한 권이었습니다. 4학년에 이미 공채 과정을 뚫고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가슴 한 구석에 놓아놨던 아쉬움이 슬그머니 고개를 쳐들더군요…ㅋㅋ
10개월여 다니다 그만두고 재차 고민 하던 중에 한 달이 채 안되서 다시 공채 한 군데를 통과해서 나름의 삶에 만족을 하며 2년 가까이 지냈습니다. 그런데, 안하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재차 강하게 들더군요. 한 두 해가 더 지나가게 되면 더 이상 지르지(?)도 못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 보다는 훗날 시도조차 못해본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막상 올라와서 수업을 듣고 나름의 내용들을 정리해 나가는 날은 나이 서른을 갓 넘긴 시점에 새로운 걸 시도하기에는 무엇인가가 어설픈 점들이 앞섰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막을 준비하려는 분들에 비해선 경험이 미천하였고, 조금이나마 일찍 출발한 친구들 보다는 시나리오란 것에 대해 까막눈에 가까웠기 때문이지요…ㅋ
그렇기에 더욱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수업에 충실(?)하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었던 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업 초기, 피칭에서 놓였던 스스로의 어리숙함은 비싼 경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회비용을 생각하니 정신을 더욱 바짝 차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강생들의 시간과 비용을 나름의 셈법으로 계산하니 시간당 70-80만원 짜리 강의를 스스로가 날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지요…ㅎㅎ
전체적인 수업의 과정이 훗날 스스로의 글을 대중의 눈으로 자가진단 내릴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었던 과정이었다라고 회고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겠지요…? 물론, 아직은 이런 되물음조차 새파란 초보일 뿐이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끊임없이 자극이 되어줬던 동기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만 가득 남는 반 년이 될 것 같습니다. 더 친해지고 싶었는데, 말 주변이 그리 있는 편이 아니라 죄송하다는 말씀을 이렇게나마 드립니다. (__)
어느 길이던지 구체적인 결과값을 도출해 내기 전까지는 그 과정이 옳고 그름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게 가장 힘든 부분일 수 있겠지만, 다행히 아직까진 모든 과정이 즐겁기만 하고 심화반이 기다려 집니다. 두리뭉실하고 불명확한 여러 글 문구에 대한 뜻을 먼저 길을 건너가봤던 선배의 입장에서 선생님과 여러 동기분들에게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조◯운).
“노력하지 않으면 재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대단하다" 였습니다. 어떻게 수업을 들으러, 그것도 서울까지 올라갈 생각을 했냐는 말은 그 다음으로 많이 들은 것 같네요. 그래도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올라오는 정성보다는 덜했다고 생각합니다. 전 고작 KTX, 심야버스였는데요 뭘. '언제쯤 나도 이런 수강후기란걸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등록하던 지난 시간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정말 끝이 나긴 나네요... 놀라워라...
여길 오면서 저는 저에게 재능이란 게 있는지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수업 첫 시간에 말씀하신 선생님의 대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도 몰라" 그 대답을 듣고 고민이 됐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모르는 그 재능이란 것이 혹시 나에게 없다면, 헛짓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그런 생각조차 한 제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는 말을 들었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재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란 사람은 노력이란 걸 제대로 해보긴 했나?' 하는 반성이 들게 되는 말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그런 저를 노력하라 채찍질 해주셨습니다. 잘 쓰고 싶은 제 욕심을 알고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죠. 수업이 끝난 지금, 잘 쓸 수 있냐고 물어보신다면 제 대답은 "글쎄요..." 이제 겨우 눈 뜬 수준이라 장담하기 어렵네요. 그래도 잘 쓸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은 생겼습니다. 그런 제가 해야 할 일은, 밤새워 피고름으로 시나리오를 쓰는 노력만이...!
우선 31기 모두에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시나리오를 읽어주신 것을 크게 감사드립니다. 먼 길 오는 저를 많이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셨는데, 제가 일일이 보답하지 못하고 심지어 마지막 뒤풀이에서 행패를... 그건 꼭 잊어주시길...심산선생님께도 수고의 의미로 박수(짝짝짝) 심지어 제 꿈에도 찾아와 벌금내놔라 하신 걸... 잊지 못할거에요.(ㅋㅋㅋ) 선생님께도 저희 31기가 의미 있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러기엔 더 훌륭한 제자들이 많으실 테지만요.(ㅋㅋㅋ)(안◯영)
“숨을 몰아쉬는 중입니다”
숨을 몰아쉬는 중입니다. 숏다리에 무릅관절염까지 있는데다, 산을 타본 적이 없는 운동신경 제로인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산 하나를 겨우 올랐다가 내려온 기분이에요. 온몸에 근육이 당기고 뻐근하고 발목을 접질러 절룩거리는 환자 모양새이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좀 더 높은 산을 올라보고 싶은 오기가, 그러니까 묘한 오만함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도 되겠지요? 어차피 인생 뭐 있겠어요..갈 데까지 가보는 거지.” 하는 요런 뻔뻔스럽고도 자학 비스무리한 생각까지 하면서 말이죠.
처음 수강신청을 하기전엔 사실 망설였어요. 저로서는 하나라도 제대로 밀어붙일 것이지 다 늦게 뭔 외도냐 하는 생각에 잠시 주춤했죠. 혈기왕성한 꽃다운 이쁜 청춘들 틈에 껴서 주책은 아닐까. 하지만 이야기에 대한 매력,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우물속에 깊이깊이 고매하게 갇혀있기보단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내가 바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장르의 벽에 갇혀있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덜컥 심산반 31기에 등록했지요. 등록하고 종강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지났는데, 정말 산 하나를 힘들었지만, 무사히 올랐다가 내려온 후련함? 포만감? 같은게 마구 밀려드는 겁니다. 또 좋았던 것은 이 할매 같은 나를 친근하게, 거리감없이 대해준 젊은 동료들 덕분에 감각이나 정신이 젊어지고 박하사탕 문 것처럼 환기되었다는 점, 그리고 멋진 사부를 만났다는 점입니다.
책으로만 접했던 심산 선생님! 처음엔 경계심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자꾸 볼수록 반전있는, 입체감이 있는 멋진 캐릭터시더군요. 한마디로 겉으로는 무지 강하지만, 인간적인 야들야들함 부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근력을 키워주셨고, 눈 하나를 뜨게 해주셨네요.^^(김◯주).
“시나리오 공부는 계속된다”
한 참의 고민 끝에, 조금 전 상급반 등록을 마쳤습니다.(선생님!! 받아주세요!!!) 내년에 상급반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어쩌면 더 성실히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등록을 결심했습니다. 평소 비등비등한 확률 싸움도 싫어하는 성격이었지만, 아무래도 지난 몇개월간의 기억이 좋았기 때문에 등록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자는 처음 결심과는 다르게 논란이 많았고 새로운 법제정에까지 기여를 하게 된 한 작품만을 선보였지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나, 중간 중간에 선생님께서 보여주시는 피칭 그리고 연기를 보면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란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재능이 있는지 또 재능을 능가할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심산스쿨의 수업을 들으면서 느끼게 된 것은 산업의 한 분야로서의 글쓰기가 어떤 것인지는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할리우드의 집단창작 시스템과 작가들의 위상을 부러워하면서 왜 한국에서는 그런 것들이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이번 수업을 들으면서 산업인으로서 작가란 어떤 소양을 갖춰야 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들을 만나게 된 것도 참 좋은 일입니다. 언젠가 공모전에 당선되어 영화계로 화려하게 진출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골방에서 굶어 죽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상황에 처하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해 줄 동료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든든한 일입니다. 멀고 험한 길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동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베껴쓰기 하고 계신가요?)(박◯석)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
선생님 수고하셨구요 고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작법수업을 들은적이 있었는데 선생님 수업에 더 집중이 되고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비슷한 학생들에게 같은 수업을 하실텐 데도 열정적으로 수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영화도 평소보다 더 보게되고 시나리오도 더 읽게 되서 다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스스로는 내 작업을 한다는 핑계로 조금은 소홀해진 숙제도 끝까지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도 남네요. 어쨌던 이렇게 글만 써보려고 긴 시간동안 무직^^ 상태로 시간을 투자해 본 적이 없어 너무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같은 취미와 꿈을 갖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만나 공통된 주제로 매번 수다를 떨 수 있었던 심산반 즐거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현장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열정잊지 마시고 파이팅입니다~ 모두 고맙고 수고하셨어요. 특히 형편없는 글들을 읽느라 고생하셨을 쌤 스페셜땡스입니다(김◯성).
“대학교 2학년 막내의 수강후기”
시나리오에 대해서 아주 희미하게밖에 알지 못할 때 그저 영화가 좋아서 무작정 인터넷을 켰더랬습니다. 그렇게 해서 찾게 된 심산스쿨. 처음 오티 때부터 왜 하필 영화하러 왔냐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보고 살짝 겁도 먹었지만, 그래도 영화가 좋은데...라는 한 마디로 장장 6개월을 달려왔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제 시나리오 하나 못 낸 게 너무 아쉽지만 아직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큰 건 사실입니다.
학원을 다니는 동안 내가 진짜 재능이 없는 걸까...를 생각한 게 수십번이었습니다. 하지만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재밌는 선생님의 수업에 그저 감이라도 익히자....라는 심정으로 느긋하게 습득했습니다. 매시간마다 뒷풀이를 한다길래 너무 자주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지만, 매시간 하지 않았으면 굉장히 서운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끝나고 술 먹지 않으면 돌아가는 길이 이상했을 만큼요. 항상 기분 좋을 만큼 술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오늘 같이 웃은 사람들과 영화를 생각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모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상급반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지만,,,나중에 다시 올 것이기 때문에. 6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정말 즐거웠고 늘 감사했습니다. 좋은 수업내용과 좋은 가르침과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두모두 어린 저를 동등한 위치에서 봐주시고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이◯경).
"죽을 때까지 잊지못할 특별한 한해"
올해는 제게 정말 특별한 해입니다. 죽을 때까지 잊지못할...작년에 대운이 들었다고 했었는데 복권 하나 되지 않더군요. 하지만 글쓰기를 발견했죠. 그게 제 운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친구들, 동료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 들어가며 시작한 작가로의 길. 이제 첫걸음이라 겁없이 덤비고만 있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행복합니다. 영화를 좋아한다고 전공까지 해가며 설레발레 했지만 영화를 보며 지금처럼 가슴 설레기도 처음입니다.
너무 너무 매력적인 심산 선생님 알게 되어, 그리고 선생님께 배우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이 수업 전에 들려주시던 음악들마저도 저를 설레게 했고, 선생님 수업 통해 이제야 돌고 돌아 다시 윤진화가 된 것 같습니다(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