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정한 등록일: 2011-01-09 22:21:21 IP ADRESS: *.47.2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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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말걸기 / 명로진 쓰고, 정아 그리다. / 랜덤하우스

지금 사랑하고 있습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므로 지금 애인과 함께 있다면 절대 이 책을 들출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랑, 불같이 타오르는 열정적인 사랑, 이별이라는 단계를 넘어서서 차디차게 식어버린 사랑,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다시 불붙어 타오르는 다시 시작하는 사랑까지...

저자는 이 책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사랑의 모습을 원고에 담기에는 저자 자신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그래서 에필로그에 모두 스물여섯 명의,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빌려준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고맙다고 썼다.

스물여섯 명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그 모든 사랑이 전부 다른 이야기이다. 시작도 다르고, 끝도 다르다.
첫눈에 타오르는 사랑부터 시작하면서 바로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사랑, 아예 시작조차 못한 사랑까지...

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처음으로 여자라는 대상을 보며 가슴 떨림을 느꼈던 게 언제였더라?
대략 열네댓 살 무렵?
그 후로 나도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을 경험했다.
밤새 뒤척이며 신열을 앓던 사랑도 있었고, 애끓던 사랑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차갑고 아픈 이별을 했던 기억도 있다.

매번 내 사랑은 이별로 끝이 났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이 책, 연애에 말 걸기를 읽었고, 그것도 모자라 리뷰라는 이름으로 독후감까지 쓰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 내 옆에 내 애인이 없으므로...

사랑은 무엇일까?
사람이라는 동물이 세상에 존재하던 그 날 이후로 이 지구 위 어디에선가는 여전히 사랑이 있어왔고 지금도 이 땅 어디에선가는 사랑이 시작되고 끝이 난다.
생물학적, 유전적으로야 쉽게 정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세를 통해 생명의 지속적인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을 또 다른 방향으로, 즉 감정적으로 설명하자면 온 우주를 꽉 채워도 남는 것이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절대 객관적일 수 없다.
사랑은 이성적으로는 정의할 수 없다.
사랑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아니 그 사람들이 겪은 사랑의 수를 모두 합한 것만큼 많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 그 사랑은 모두 다른 모습이며, 내가 살면서 경험한 사랑도 모두 다른 모습이었다.

이 책을 다 읽었다. 난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문을 열고 나가서 내가 사랑할 사람을 찾아야 할까?
이제 또 다른 모습의 연애를 시작해야 할까?

이 책은 참 나쁘다.
수없이 많은 모습의 사랑을 보여주고 사랑을 시작하라고 소근거린다.
그런데...
정작 내게는 사랑할 사람이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은 참으로 몹쓸 책이다. 

사랑할 사람을 찾기 위해 안테나를 펼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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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

2011.01.09 22:55
*.110.21.134
오호, 정한! 이런 글 올리기...좋아 좋아!
우리끼리 돕고 살아야지...!!!ㅋ

김정한

2011.01.09 22:58
*.47.210.77
쌤~ 글쵸? ㅋㅋ
일단 책장 잘 넘어가고... 낄낄 거릴 수 있고... 가끔 혀도 차며... 그렇게 읽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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