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14-05-08 16:01:06 IP ADRESS: *.133.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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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반 32(201311~20144) 수강후기 발췌록

 

이거슨 내가 심산스쿨의 문턱을 넘기까지의 대서사시다

 

몇 년인가를 시나리오 작법 학원을 다닐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했다. (학원중에서도 심산스쿨이 유명하다는건 알고 있었다. 홈페이지도 몰래 염탐하고 감) 일각에선 "시나리오 학원을 다니면 영화학교처럼 정형화된 교육을 받게되고 그 속에 갖혀서 독창적인 시나리오를 쓰지 못 하게 된다." 라는 이야기도 웬지 믿고(?) 있었고, 워크숍 기간이 길~고 수강료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나를 몇 년간 고민하게 만들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써 본 장편 시나리오도 없었으면서 정형화된 시나리오 한편 쓰는건 쉬운일마냥 생각했던 것 같아 낯뜨겁다.(이불속 하이킥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난 독립장편의 각본을 써서 연출했고 그 영화는 번번히 영화제를 탈락하고 있다.(지못미)

 

알만한 영화제 두어곳 떨어지자 너무 가슴이 아팠고 나름대로 분석결과 패인은 시나리오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내 맘대로 써봤는데 안됐으니 이젠 시나리오 작법을 배워서 써보자고 생각했다. 일말의 고민도 필요 없는거다. 결심과 동시에 때마침 심산상급반 7기가 개강한다는 공지가 있었다. 나는 심산반과 심산상급반 사이에 어떤 클래스의 수업을 들어야 할지 감이 안왔다. 그래서 데스크업무를 보시는분께 문의도 해보았지만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래도 독립장편도 한번 써봤고 심산반은 생전 시나리오를 처음 써보시는 초보분들도 많이 온다하니 좀 벅차더라도 난 걍 심산상급반 고고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초큼 두려운 마음을 안고 심산상급반 7기에 등 to the 록 했다.

 

하지만 상급반 출석 하루만에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S#1 심산스쿨 강의실/N

 

교실에 스무명 가량의 20~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이 앉아있고 50대의 바람머리 스탈로 가르마를 멋지게 탄 심산 선생님이 교탁 앞에 서서 수강생 명단을 들쳐보고 있다.

 

선생님: (피칭후 명단 보며)김승현.

김승현: .

선생님: 너는 장편 시나리오 몇 편 써 봤어?

김승현: (반말에 살짝 당황하며)한편이요.

선생님: 심산반으로 내려가는 게 낫지 않겠어? 니가 여기서도 잘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난 모르겠어. 심산반 간다면 차액은 환불해줄게 선택은 알아서해.

 

대충 이런 류의 대화를 나눴다. 첫 수업부터 자기가(쓰고 있는,)시나리오 피칭에다가 초면부터 반말 까고. 수업 난이도도 있어 보이고...상급반은 자기 시나리오가 있는 사람이 수강하는게 리뷰 받고 너도나도 좋을 것 같아서 더 쪽 당하기전에 여긴 있을 곳이 못 된다는 생각에 첫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버로우 타고 심산반 32기로 갈아탔다.(10만원 차액도 환불 받고 잇힝*^^*) 여기서부터 매주 목요일 730분 수업의 대장정이 시작된 거다. 심산반이라고 해서 만만히 볼 강의 수준과 커리큘럼이 아니었다. (결코 좆뉴비 클라스가 아님) 나는 심산반에 들어와서 다짐까지는 아니고 생각했던게 있다.

 

-1.종강전까지 시나리오 제출

0.지각안하기

+1.대가리 안맞기

2.벌금 안내기

3.to the

 

거의 대부분 못 지켰다수강신청전 이글을 읽어볼 뉴비들은 저 중에 "? 이게 뭐임?" 하고 이해가 안갈 부분들도 있겠으나 좀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을테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김성모 화백JPG 느낌으로) 중요한거 먼저 설명하느라 곁길로 샛는데. anyway(심산선생님 톤으로) 중요한건 학원 수업 초반부터 나는 내 굿,바이(그런게 있다) 작법이론에 비추어 분석해보았다.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해두자(큰 깨달음을 얻었다.)

 

———————————————————————————————절취선————

 

...여기까지는 존니스트 잘 써볼려고 글 쓰기 몇 시간 전부터 고민도 하고 신중하게 써내려갔는데 급 집중력이 하락해서 간단히 요약한다.

 

내가 생각했을때 학원다니면 좋은점(철저히 미래의 수강생들 참고하라고 적는 거다)

 

1. 32기는 과반수 이상 자작 시나리오를 제출했다(당신의 인생에 한편 있을까 말까한 책이 손에 쥐어질지도 모를일이다. 이것만으로도 110만원 가치는 있을 듯)

 

2. 심산선생님의 강의는 호불호가 갈릴텐데 억지로 자신을 적응시키거나 다행히도 선생님의 드립 스타일이 맞다면 수업이 한창 재밌고 본인의 실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3,4,5도 적고 싶은데 사실 위의 두 가지가 중요한 것 같고. 부수적으로 반 사람들을 잘 만나면 수업보다 더 잼난 뒷풀이도 있을 수 있고 뭔가 재밌고 신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3,4,5도 알고 싶으면 tigerjk86@naver.com으로 메일 거거)()

 

시나리오는 피와 땀이 빚어내는 언어적 조각이다

 

첫 마음가짐은 그랬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힐링. 일로써 피폐해진 마음의 안식처. 글 좀 쓰는게 뭐가 어렵겠는가? 혹은 고급 취미생활. '취미가 뭐에요? 독서? 등산?', '아니요...저는 시나리오를....', '시나리오요? 우와!' 남들과 차별되지 않는가! 십오년지기 친구의 꾀임에 빠져. 그렇게 심산스쿨의 문턱에 다가간 순간, 그런 나의 생각을 비웃듯 문에는 Fuck을 의미하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내려 앉아 삐걱거리는 문을 당차게 열었다. 오호통재라.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 스티커는 '힐링은 엿이나 바꿔먹어라 새끼야.' 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수업을 들으며 나는 처음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나는 힐링하기 위하여 온 것이고 시나리오를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었다. 단지 상상의 나래속에서 말이다. 하지만 심산선생님의 말씀과 주변 학우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은 '현실'이었다. 어느덧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면서 시나브로 내 머리도, 내 마음도 그 분위기에. 점점. 전도되어갔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마감에 쫒겨 밤새 '좆같은' 시나리오를 쓰느라 벌어진 사단이었다. 사무실 책상 위로 뚝뚝 떨어지는 피를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가 피어올랐다. (매저키스트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코피를 흘려본 기억 때문이었다. 그때는 학부생일때였다. 스무살. 스물한 살. 미술을 전공한 나로써는 '야작'(야간작업)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익숙했다. 그때는 즐거웠다. 밤새 유토를 빚고, 레진을 갈고, 에폭시나 FRP의 내음 덕분에 환각에 젖어 담배 한 대를 태우러 옥상에 올라가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맡을 때쯤이면 항상 코피가 났었다. 그 코피는 내 열정과 즐거움의 상징이었다. 그런 상징을 십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 다시 겪은 것이다. 심산선생님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코피는 나라는 '캐릭터가 변하는 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내면의 외면화' 이었으리라.

 

그때부터 내 일상은 변화되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고 있는 일은 두 번째, 신분상승을 위해 다니고 있는 대학원 수업은 세 번째였다. 언제나 내 일상의 일순위는 심산스쿨이고 시나리오였다. 비록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비루할지라도 한편의 글로 나왔다. 그리고 그 글은 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어느정도 인정을 받으니 신이 났고, 욕심이 났다. 그래 한번 더 써보자. 아니 고쳐보자. 짜내고 짜내서 나온 두 번째 글은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후우. 삶이란 역시 이런 것이구나. 그로부터 한 일주일간은 글, 시나리오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 듯 하다. 그래. 내가 무슨 영화(榮華)를 얻자고 영화(映畵). 하지만, 어느덧 워드 프로세서의 깜빡이는 빈 커서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듯 목요일마다 느끼는 설레임, 두려움(과제를 안했을 경우...) 그리고 한밤중, 때로는 신새벽까지 이어지는 우리들의 대화는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결과 지금의 나는 시나리오를 더 이상 힐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시나리오는 치열한 현실이고, 피와 땀이 빚어내는 언어적 조각이다.

 

조각을 하기위해서는 분명 기술이 필요하다. '재료'를 다루는 기술말이다. 이에 빗대어 생각해보자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서도 분명 기술이 필요하다. 막연한 생각이라는 재료를 가공시켜, 그 생각이 오롯이 담겨있는 글을 쓸수 있는 기술말이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는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 그래야 제작이 될 수 있고, 상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공감대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심산스쿨의 수업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심산선생님께 배운 '공감의 기술'을 통해. 마음속 생각을 끌로 새기고 글로 빚어 어두컴컴한 공간속에 홀로 고고히 빛을 발하는 은막 위에서 함께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것이다. 하지만 분명 쉽지 않기에 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가지며, 콩닥. 두근 거리는 떨림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개인의 노력이 덧붙여진다면 그 길의 끝에서 드러나는 미래는 아마도 Happy Ending이 아닐까? 자 그럼 모두 그 날을 기다리며. 다음번에는 GV를 통해 만나도록하자().

 

어느 17년차 현역 PD의 수강후기

 

'영화'라는 걸 직업으로 삼은 지 17년차!! 어느새 불혹을 맞이하였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난 아직 이 충무로 바닥에 남아있기는 하군요...이제 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1때 부터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멋진 연극무대에 서보고 싶은 꿈 많은 소녀(?)였다는 사실. ^^ 그러다 우연히 어떤 선배의 꼬임에 빠져 영화에 ''자도 모르면서 부산 촌년이 서울상경....아직까지 요로고 있네요...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은 알 수 없는 미래지만...그러다 16년간 함께 하고 있는 저희회사 이모대표님 꼬임에 심산스쿨과 인연을 맺으며, 처음에는 바빠 죽겠는데...투덜투덜...내가 작가가 될 것도 아닌데...투덜투덜....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숙제도 열심히 하고, 수업도 가능한 꼭 나오려고 노력을 하였으나, 또 그 이모대표님께서 너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 이런 잔소리에 난 또 투덜투털...

 

하지만, 지금 이 시간....심산반 32기가 참으로 고맙고 그립네요...좀 더 열심히 할걸.... 머 이런 후회가 남네요...그래도 나름 선생님의 좋은 강의, 친구들의 시나리오와 리뷰 들으며,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눈과 좀 더 좋은 작품을 기획하고 프로듀싱 할 수 있는 자심감은 좀 생긴 것 같다라는 건방진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참 감사합니다. 다른 친구들과 다른 수업은 같이 못 하지만, 스터디 가능한 열심히 참여해서, 32기와의 인연 오랜 시간 이어 가기를 바랄께요~ 선생님은 종종 연락 드리고, 찾아 뵐께요~ 맘은 가볍게 두손은 무겁게 해서 놀러 오겠습니다~^^()

 

유명 작법서를 읽는 것과 심산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 비교 할 수 없는 가치의 차이

 

제목 이 거창함.. 뭐 당연한 말을 써놨나?ㅋㅋㅋㅋㅋ 글쓰기를 시나리오로부터 배우자. 라는 생각으로 심산스쿨을 찾았습니다. 시나리오로 글을 배우고 다른 부문으로 파생되어 나갈 때 훨씬 세련되고 간결하게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제 막연한 생각이었죠. 어렵긴 드럽게 어려웠지만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해요^^

 

선생님 수업은 책에 있는 내용을 딱딱하게 가르친다는 생각의 수업이 아니었어요. 수업이 아닌 2시간 동안 재미있는 연극, 영화를 보는 느낌의 수업. 한참 빠져서 수업을 듣게 될 수밖에 없었네요. 또 선생님이 한 연기 하시니까 그것도 한몫 했구요.

 

작품 자체를 감탄만하며 보던 지난날. 선생님 수업으로 인해 그동안 내가 너무 모르고 작품들을 봐왔구나...제 무지함에 작품을 만드시는 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선생님 수업 후 이젠 감탄만하며 볼 수 없게 된 것도 있지만 제가 모르던 다른 부분을 생각하며 보는 즐거움을 찾았습니다(솔직히 즐겁지만은 않지만요...)

 

빈 말이 아니라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된 6개월 이었어요. 제 무지함도 알았지만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렇게 행복한 건지 몰랐네요. 입바른 말이 아니라 진짜 32기 마음으로 좋아합니다. 당근을 잘 안주시는 선생님의 말씀 중 가장 큰 힘이 되던 당근. “너희가 못 쓰는 건 당연하다. 아직 많이 안 써봤기 때문이다.” 이 말 꼭 잊지 않고 재능이 없다는 핑계로 도망치고 싶을 때 마다 제 자신한테 새겨 두겠습니다().

 

어느 해 나의 특별한 겨울나기

 

나는 겨울이 너무 힘들다. 겨우내 눈 한 번 내리지 않고, 해풍으로 따뜻한 부산에서 15년을 살았던 나는 더운 건 땀 흘리며 참을 수 있지만, 추위를 견디는 건 정말 힘들다. 겨울이면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어쩔 수 없이 외출하게 될 때에도 스타일이고 뭐고 히트텍도 두 벌, 터틀넥도 두 벌씩 껴입고, 기모 빵빵한 바지에 등산 양말을 신어야 집을 나설 수 있다. 이미 책임지고 맡은 일이 아니라면, 절대! NEVER! 정기적인 외출거리를 만들지 않는다. 비상시를 제외하곤 운전대도 잡지 않는다.

 

그랬던 내가 11월 말에 시작하는 심산반 32기에 등록 하고 매주 목요일, 그것도 한파가 고개를 빳빳이 쳐드는 저녁 시간에 있는 수업을 위해 집을 나서게 되었다. 추위도 걱정, 시나리오를 쓸 일도 걱정, 한참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겉돌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지도 걱정. 끝없이 이어지는 걱정들 속에 개강을 목전에 두고 매일 다짐했다. ‘더는 미룰 수 없어.’ 그렇게 들어선 강의실...해를 넘긴 4, 나는 다행스럽게 끝까지 살아남았다. 초반에 어이없는 부상으로 3주 넘게 진통제를 먹으며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했지만, 목요일이면 진통제 이틀 치를 입에 털어 넣고 집을 나섰다. 마치 빨간 고추잠자리의 날개 짓을 따라 손을 뻗으며 달리는 아이처럼, 첫사랑을 만나러 달려 나가던 그 날들처럼.

 

선생님의 탄탄한 연기력에 기반한 수업은 보는 재미, 듣는 재미가 상상 이상이었고, 새로 알게 되는 작법 이론들은 전에 쓴 내 작품에 대한 절망과 앞으로 쓸 작품에 대한 희망을 함께 주었다. 수업을 듣고 다시 보게 된 영화들 속 비기(秘記)를 발견하면서 까막눈에서 벗어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심산선생님의 독재체제 아래에 운영되는 심산반은 벌금, 구타, 욕설, 음담패설, 인격모독이 난무 하지만, 그걸 견디면 마이너스 부산, 수원 정도의 점수를 얻을지언정 오직 나의 시나리오 한두 편을 손에 쥐게 되는 묘한 힘이 있다. 32기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14명 중에 무려 12명이 자신의 시나리오를 끝까지 써서 책으로 갖게 되었다. 매주 거의 펑크 없이 제출되는 동료들의 시나리오를 읽고 리뷰하면서 서로에게 자극도 되고, 자신의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는 좋은 거울 같은 기회를 가졌다.

 

시간은 뚜벅뚜벅 흐르고, 나의 역량은 아장아장 걸음을 옮겨 그 간극에서 언제나 넘어질 듯 위태로웠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동기들의 응원에 힘 얻고, 내 작은 관심에 기꺼이 마음을 여는 착한 동생들과 함께 하는 기쁨과 즐거움에 푹 빠졌다가, 문득 정신 차리고 보니 난 이미 무사히 여정을 마치고 있었다. 모두가 내겐 스승이었다.

 

봄이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 움츠린 세상의 모든 것들이 피어나는 시간. 나도 이제 겨울옷을 벗고 어깨를 펴고 기지개를 펼치려 한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나의 작품도. 또한 여러분과의 우정도 이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겠지. 모두 언제 어디서든 성장하고 행복하기를. 혹시 홀로 가다 외롭거나 소소한 응원이라도 필요할 때, 작은 자랑이라도 크게 하고 싶을 때 오늘을 떠올리고 연락하길. 늘 지금 이 정도 쯤에 있을테니. ^^().

 

내가 지금까지 감독이 되기 위해 대체 뭘 한 것일까

 

감독 지망생인 저에게는 늘 컴플렉스 같은 것이 따라다녔습니다. 감독 지망생이라는 놈이 장편 시나리오 한 번 제대로 써보지 않은 그런 것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큰 맘 먹고 뭐가 되었건 시나리오를 반드시 완성하겠노라고!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내가 과연 일을 병행 하거나 아니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나리오를 과연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제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자의로 하게 된다면 굉장한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때 결심했습니다. 예전부터 지인에게 들어왔던 시나리오를 배우는 것과 쓰는 것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심산스쿨을 다니기로요! 저에게는 큰 결심이었습니다. 항상 돈을 벌어 왔던 나에게 반년 가까운 한 시즌을 돈을 벌지 않고 (제가 하는 일은 항상 밤늦게 끝나기에) 투자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정답은 심플 했습니다. 내 인생 살면서 시나리오를 위해 한 시즌 정도를 못 바치랴!! 그런 맥락으로 쿨하게 심산스쿨에 입성했습니다! 이 선택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 한 점 없이 잘 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그렇게 심산스쿨에 입성하게 되었고 본 수업에 들어가자마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름 영화판이나 방송판에서 밥 좀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기초가 너무 부족한 제 자신을 발견하고 굉장히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지요. 제가 스스로 배운 것이 10이라면 심산스쿨에서 배운 것은 1000에 가까운 체감 수치였으며 내가 지금까지 감독이 되기 위해 대체 뭘 한 것일까라는 자괴감도 들었고.. 결국 게으름 때문에 시나리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에 관한 탄로가 났고... 어쨌든 그런 신선한 충격을 받은 만큼 배움에 관한 즐거움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이건 저에게 시나리오 학원이 아닌 영화 학원이라는 느낌이 더 컸었습니다. 결국 "시나리오를 공부하는 것은 영화를 공부하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었고요.

 

저는 심산 선생님께 가장 고마운 점 딱 하나를 뽑으라고 한다면 절대 용기나 희망 따위를 호락호락하게 주지 않는 것!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시나리오를 제출하면 선생님은 항상 정말 신랄하게, 냉정하게, 독설을 해주셨습니다. 거기에 덤으로 갖은 구타(목 조르기, 말하기 힘든 고문..) 까지 선사 해 주셨지요.. 제가 변태도 아니고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고마운 이유는 어떤 허무맹랑한 용기나 희망이 아닌 오로지 사실만을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마치 충무로에서의 혹독한 시련을 미리 경험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선생님의 도발이 맷집을 길러주는 역설적인 도움이 되었지요.

 

그리고 저는 심산스쿨에서 소중한 보물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동기들. 늘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갖고 있던 저에게 동기들은 진정 보석과도 같은 보물들이었습니다. 변변치 않은 저의 시나리오 리뷰를 해주시고 뒤풀이 때는 서로의 고민과 즐거움을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했었던... 이런 추억들을 앞으로도 길이길이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32기 여러분들과 심산 선생님 덕분에 반년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ㅎㅎ

 

하지만 반년에 가까운 수강 일정을 마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곳에서 시나리오의 기초를 배웠지만 아직도 갈 길은 엄~청 나게 멀다는 것을. 심지어 20주 가지고서는 기초도 다 배우기 힘들다는 것을. 결국 시나리오를 배운 다는 것은 반년 가지고는 턱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다음은 자신의 노력에 관한 몫이겠지요. 어쨌든 시나리오의 거대한 세계를 슬쩍이라도 보았던 저에게는 심산스쿨을 다닌 것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산반 32기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반드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면서 글쓰기의 시작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네이버 지도 켜서 심산 스쿨 찾아가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수강 후기라니 ㅠㅠ 유독 심산반 수업있던 날은 추웠던 것 같아요. 첫날도 그랬고...겨울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는데, 봄이 되니 아쉬워지더라구요. 첫 날 다짐했던 건, 딱 두개였어요. 1) 잘리지 않는다. 2) 시나리오 한 편을 완성한다. 어쨌든 두 가지 모두, 이루게 된 것 같아서 내심 뿌듯도 합니다 ^^ 물론, 우리 동기들한텐 너무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시나리오를 읽고 좋은 말씀 해주신거, 다시한번 감사!

 

얻어가는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렵지만, 저는 선생님과 심산반 32기 동기들 만난 게 너무나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나이 들고, 진짜 좋은 사람들 만나기 어려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쩜 우리 반은 이토록 좋았는지!!! 그리고 ☆☆☆선생님, 제가 글 못쓰는 게 너무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그저 꾸준히 걷다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믿게 해주셔서, 힘이 됐습니다. 개인적으론 등산하면서 그 생각 참 많이 했어요.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데, 언젠간 하산하겠지...) 종종 꼭 산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 후우~ 즐거운 20강이었어요~

 

PS! 다음 수강생들, 혹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선-저는 시나리오에 도 모르던 사람인데,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듣기엔 굉장히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 끊임없이 "어차피 너희는 못 알아듣겠지만"이라는 말로 배려해주시거든요. ㅋㅋㅋㅋ 딱히 러브러브 모드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우리반이라서, 학습 분위기도 최고였고.. ㅋㅋ(그래도 훈남 훈녀는 많아요........) 뒷풀이마다 술도 많이 먹고...! 좋은 선생님,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면서 글쓰기의 시작을 체험할 수 있는...이 곳으로 오세요!~ ㅋㅋ()

 

당신은 내가 조금 더 좋은 작가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심산 선생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영화가 개봉했을 때였나요? 32기를 수강 했을 때입니다. 저는 칭찬이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았는데, 글이란 게 언제나 뜻대로 되지는 않네요. "솔직히 그건 내 알 바 아니오." 라고 하셨지만, "너의 재능을 따라가면 성공은 뒤따라 올 것이다." 라는 용기도 같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세계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하셨죠. "플롯에서 기쁨을 찾았는가?""캐릭터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실제로 해보니 제가 봐 온 영화의 세계와는 달랐어요... 실제가 훨씬 힘들군요...

 

오 캡틴. 마이 캡틴. 오늘은 저의 남은 인생이 시작되는 첫째 날입니다. 당신은 내가 조금 더 좋은 작가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저도 완벽히 동감해요. 관객의 사랑 아니면 죽음. 그게 전부예요. 감동을 하늘처럼 섬기는 작가, 진정 그것이 그대가 꿈꾸는 작가라면... 그 꿈... 32기가 이루어 드리리다. 선생님. 그동안 소중한 시간과 값진 경험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우 여러분. 그동안 함께하며 많이 배웠고 너무 즐거웠습니다. 또 만나요!()

 

심산 선생님이란 공통의 안타고니스트

 

처음엔 시나리오를 배우겠다고, 공부만 열심히 하겠단 각오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동기들이 좋아졌어요. 아마 심산 선생님이란 공통의 안타고니스트를 상대하느라 그랬나 봐요. 영화도 많이 보고 난생처음 보는 작법 책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는데 이렇게 끝이 오네요. 매주 시나리오를 읽고 서툰 리뷰를 쓰느라 우와좌왕 하던 시간이 그리워집니다. 같은 길을 가는 좋은 친구들을 알게 돼서 감사했습니다. 32기 모두 격하게 아낍니다~ 꼭 다시 만나 이름 부르고 싶어요~ 그때까지 모두 웃는 일만 있길 빕니다().

 

모호했던 모든 것들이 명확해지다

 

언제부터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어 한 것일까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명확하지 않네요. 아마도 스무살 때, 막연히 나도 영화 쓰는 사람이 되고싶다...왜냐 영화보는게 재미있고, 이야기를 상상하며 만들어내는 건.. 신나니까 ㅋㅋ 그렇게 시작되어 6년이란 시간이 흘러, 드디어 심산스쿨 입성6년동안 저는 무엇을 한 것일까요. 감히 꿈꿨다고 말하기도 부끄럽고...여기저기 검색하고 주워들은게 있던지라, 저는 수업을 따라갈 수나 있을지.. 너무너무 걱정이 많았으나 첫 오리엔테이션에서 걱정을 내려놓고 따라 갈 수 있을 자리를 마련해주신 쌤 ㅋㅋㅋ

 

그날이 진짜 바로 어제 같은데...스무번의 수업이 지나고 분명해 진것은, 모호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은 명확해졌어요. 수업 전에는.. 능력도 없는데 내 욕심이 너무 큰가..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혼자 수많은? 좌절 ㅋㅋ을 맛보고 ㅋㅋ 쌤의 작은 칭찬이 저는 천하를 다 얻은 기분이었답니다. 같이 공부하는 동기들의 한마디한마디도 정말.. 고맙고 말로 다할 수 없는 기분...이 자리를 빌어.. 진짜 고맙고 사랑합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모자란거 투성이지만, 잠시 쌤의 품을 떠나 (다른 수업에서 찾아뵐게요 꼭! ) 많이 다른 모습으로 시작해야지요!

 

심산쌤의 마지막 강의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가득담긴 찡함을 느꼈습니다. 쌤의 찡함 여기 가슴에 팍! 평생 되새기며 마음다잡고 글쟁이 되겠습니다! 돈버는 글쟁이로 ㅋㅋㅋ 여기 32기 모두! 끝까지 같이가야죠? 파이팅입니당~().

 

일단은 만씬까지 써보자!”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까...모니터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도 영 떠오르지가 않네요. 복잡한 마음과 생각으로...일단, 매주 목요일 열강을 해주신 심산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고 수업 후의 인생 강의까지.. ㅋㅋ 제 시나리오로 골치 아프셨겠지만 저는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웠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막막함이 느껴질 때 수강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혼도 많이 나고 갖다 버리라는 말도 들었지만.. _일단은 만 씬까지 써보자, 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몇 년이 걸릴지는 참.. ㅋㅋㅋ 그래도 열심히 해야 겠다고 주먹 불끈!()

 

쉬다말고 벌떡 일어나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심산반 32기를 마치시면 겪게 될 변화에 대해 아주 객관적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밤마다 콜라 500ml 와 감자칩과 순대와 각종 튀김과 맥주등을 먹지 않으면 수면에 들지 못하게 됩니다.

-오락실에서 중딩들이 게임하는 것을 구경하게 됩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보고 싶지도 않은데 비싸게 구는 녀석으로 낙인 찍힙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사시는 분들은 하향을 일체 안하게 됩니다. 곧 호로(블한)자식이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곁에 있어주는 연인이 떠날까봐 밤마다 장문의 감사 카톡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말고 왜 이 사람이 내 옆에 있는지 의심이 들어 자신의 재산을 헤아리는 짓을 하게 됩니다.

-하루의 30초씩 화분과 물의 맛과 흙의 맛과 햇빛의 맛 따위를 두고 대화를 하게 됩니다.

-하루 40초는 가게 점원과 업주들과 영수증과 서명에 관한 진중한 대화를 하게 됩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행복해 보인다는 피해의식에 매일 30분씩 시달리게 됩니다.

-밥 먹다 말고 어, 지금 내가 뭘 먹고 있었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리를 움직이는 법을 잊지 않기 위해 뒷산에 올라가서 훌라후프라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나머지 시간에는 시나리오를 쓴다거나 시나리오에 대해 고민한다거나 시나리오에 도움되는 짓을 해본다거나 시나리오를 위해 쉬다말고 벌떡 일어나서 시나리오를 쓰게 됩니다.

 

수료한 학생들 모두가 겪고 있는 증상을 아주 요목조목 치밀하게 분석하여 기재한 것이니 신뢰할테면 신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어차피 모두 다시 볼 사이, 인사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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