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반 37기(2016년 2월~7월) 수강후기 발췌록
“10년의 후회, 5년의 전망”
저는 2004년에 시험공부를 했습니다. 주 6일의 지겨운 공부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루의 휴일에 영화를 보기로 했죠. 그때가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에 거의 처음으로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한 시점일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올드보이>를 뒤늦게 보게 되었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니.. 한국에 이런 영화가 있다니.. 그리고 바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제가 그 영화를 본 날이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공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책상에 앉으면 영화 생각만 났습니다. 아마 공부가 하기 싫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여튼 그렇게 책상 앞에 책을 펴놓고 머리로는 영화 상상을 하면서 몇 개월을 허송세월한 후, 2005년 초에 공부를 때려치웠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혼자 극장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에 혼자 가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샘 페킨파 영화를 보았는데, <와일드 번치>를 보고 서부영화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관계의 종말>을 보고 나서는 환장하면서 좋아했죠. 이후 영화를 찾아보는 일이 낙이 되었습니다. 샘 페킨파, 세르지오 레오네, 존 포드의 서부영화들. 서부영화가 베껴쓰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들. 장철의 수많은 무협영화들, 장 피에르 멜빌의 프랑스 범죄영화들. 오즈 야스지로나 타르코프스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화들에도 도전해보려고 했으나 이름부터 재미가 없어서 한 편도 못 봤습니다.
2005년에 또 하나의 시도를 했는데,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단편영화워크숍을 수강했습니다. 별로 재미도 없고 소득도 없었습니다. 선생이나 조교는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일 텐데도, 별로 관심도 없이 시간이나 때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수업을 돈을 내고 들을 바에는 혼자 영화를 10편 보는 게 더 낫다고 느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한겨레문화센터 수업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내가 보고 열광하는 영화들을 나도 만들고 싶은데, 아는 사람도 없고 방법을 잘 몰라서 어물거리다가 그냥 취업을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습니다.
10여년 전에도 심산 선생님은 같은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저는 이제서야 이 수업을 들었습니다. 긴 서론에 비해 제 수강후기는 간단합니다. 만약 10여 년 전에 같은 수업을 들었다면, 아마 취업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영화에 대한 열망과 현실적인 전망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영화에 대한 열망을 현실적인 전망으로 바꾸는 방법을 10여년 간 알지 못했습니다. 이 수업이 알려준 것은 바로 그 방법입니다. 몇 년 걸리더라도 시나리오는 내가 혼자 쓸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작가도 될 수 있고, 또 그러다 보면 감독도 될 수 있고, 또 그러다 보면 제작도 할 수 있고, 또 그러다 보면 100억도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불어넣은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압니다. 이런 걸 좋은 말로 하면 미래의 전망이요, 비전입니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7년은 너무 긴 시간이고, 5년도 길다고 느끼지만, 3년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하셨으니, 5년 정도의 전망을 가져보려고 합니다(이◯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좋은 시간”
점퍼를 입고 시작해서 반팔을 입고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많이 배우기도 했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도 했지만 뒤돌아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헛된 희망도 가졌었고 산산이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자책도 하고 자위도 하면서 20주를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발전이라고는 살이 더 찐 것 밖에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매일 발전을... 사회성이 부족해서 걱정도 많았는데 좋은 선생님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무사히 잘 마친 것 같아 감사합니다. 중간에 죽비가 없어진 것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 수업이 제 인생에 전환점이 될는지 단순한 일탈이 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좋은 시간이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실적인 문제를,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간극과 언제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보급의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하려고 합니다. 명쾌한 답이 나올 리가 없지만 지금쯤 한 번 고민해야 앞으로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여러분들도 좋은 결정하시고 그리고 나서 상급반에서, 혹은 다음 생에, 그것도 아니면 길 가다 우연히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하겠습니다.
수업을 듣고 이상한 습관 두 가지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같잖은 실력으로 영화를 분석하려 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까지 보는 것입니다. 언젠가 정말 재밌게 본 영화의 크레딧에서 여러분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주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하는 일들이 다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심◯보).
"더 이상 장편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막연하고 두렵지 않다."
25살. 영화 연출 전공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꿈을 확실히 정하자 마자 이곳에 발을 들였습니다. 단편 영화 시나리오는 많이 써봤지만, 장편 시나리오는 써볼 엄두조차 내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써?" 라는 생각. 정확하게 말하면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지요.
심산스쿨을 다니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더 이상 장편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막연하고 두렵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이제 발걸음을 시작한 단계인지라 제가 쓴 시나리오 퀄리티가 좋을 것이라는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80~95페이지, 95~105씬 짜리 영화 시나리오 자체를 완성하는 데에 더이상 두려움은 없습니다. 달랑 20주 만에 많은 문제들 중 하나를 해결했다는 것이 저에겐 큰 의미 입니다.
저는 이제 상급반에 가려고 합니다. 상급반 20주 동안,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 무엇이 해결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영화 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라갈 때 까지, 계속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다 가질 수 있었습니다. 수업 마지막 주에 가르쳐주신 선생님의 말씀들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겠습니다(윤◯창).
[모르는 척 : 부제_ 사라진 죽비]
S#1 2016년 2월, 신촌, 니하오, 실내, 밤
26여 명의 남녀가 가슴팍에 조악한 이름표를 붙이고 긴 테이블에 앉아있다.
모솔들의 단체미팅현장 같다. 숨막히게 수줍은 분위기.
30대 중반의 문이 주변사람에게 말을 건다.
문
…하시는 일이…?
재
영화제작사 다니고 있어요
시
(손바닥을 비비며) 전 연출 전공하고 지금은 단편도 찍고…
문(마음의 소리)
망했다. 초짜들이 아니다! 지금 나가면 수강료는 건질 수 있다!
문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은 채 흔들린다. 그때 산이 맥주잔을 손에 들고 문에게 다가온다.
산
(다짜고짜 민을 가리키며) 얘 이름 뭐야?
문
아… 음…
산이 문의 머리통을 쥐어박고 옆에 앉는다.
산
너는, 수강철회 할 것 같아
문
(뜨끔) …왜요?
산
그냥 그럴 것 같아
산이 유유히 사라진다.
문(마음의 소리)
내가 철회하길 바라고 계신 것 같아….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꿋꿋이 다녀야겠다!
S#2 2016년 3월, 토즈, 실내
산이 책상과 책상사이를 돌아다니며 죽비로 37의 정수리를 후려치고 있다.
탁! 따닥! 타악!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문은 산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쓴다.
S#3 2016년 3월, 토즈, 실내
문이 피칭을 하고 있다. 피칭이 뭔지도 모른 채 시키니까 그냥 하는 모양새다.
지가 뭔 소릴 하는지도 모른다. 몇몇이 야유를 보낸다.
S#4 2016년 4~6월, 토즈, 실내
37의 낯빛이 점점 누래지고 있다.
문은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는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 빠진다.
문이 스마트폰을 꺼내 “탈모에 좋은 음식”을 검색한다.
아메리카노를 손에 든 산이 강의실로 들어온다.
배낭에서 죽비를 꺼내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S#5 2016년 4~6월, 토즈, 실내
군복을 입은 동이 교탁 앞에 서있다.
비 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한 채 리뷰당하고 있다.
산이 죽비로 동의 머리를 후려치고 10점을 준다.
문이 경이로운 눈빛으로 동을 쳐다본다.
S#6 토즈, 실내
수업을 마친 산이 배낭을 챙겨 바람처럼 강의실을 나간다.
교탁 위에 산의 죽비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강의실을 나가던 문이 죽비를 발견한다.
문
(죽비를 집어 들며) 선…!
문엄마(나래이션)
딸년아! 나대지 말고 살거라. 모두에게 평화가 올지니…
문이 잠시 고민하다가 죽비를 그냥 둔 채 강의실을 나간다.
S#7 토즈, 실내
산이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강의실로 들어온다.
산
(울적) 죽비를 잃었어….
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진다.
S#8 독산동, 문의 회사, 실내
문이 누렇게 뜬 얼굴로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책상위엔 업무용 컴퓨터와, 1,500장의 원고, 검은콩 두유와 과제용 노트북이 두서없이 놓여있다.
문이 달력을 들추며 왼쪽 다리를 달달달 떤다.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오른쪽 다리를 달달달 떤다.
손톱을 물어뜯다가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입력한다.
<나 그냥 십만 원 낼까봐ㅠㅠ>
S#9 7월, 토즈, 실내
문이 교탁 앞에 서서 리뷰당하고 있다.
산이 문에게 상상마당을 추천한다. 문이 눈치 없이 좋아한다. 욕먹는다.
종강파티에서 만취한 문이 산에게 죽비의 행방을 실토하고 쌍욕을 얻어먹는다.
S#10 문의 방, 실내
24시간을 잔 문이 크게 기지개 켜며 눈뜬다.
오랜시간 꼼짝 않고 누워, 그간의 치욕과 능욕, 정서불안과 재능없음까지 모두 복기한다.
충실한 세금셔틀로 살까 어쩔까, 다음 달엔 뭘 할까 고민한다.
별안간 부장놈의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문이 사색이 된 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문
(울먹) 조오낸싫어 진짜!!!
문이 허겁지겁 노트북을 켠다.
새 폴더를 만들고 제목을 단다.
(이◯영)
“사회주의자가 가르치는 자본주의”
나름 객관적인 시선이 있으므로 오해의 소지를 방지하고자 알립니다. 피카츄의 말투로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첫날 “상업 시나리오 가르친다. 제자들이 배고픈 거 싫다. 싫으면 나가라.” 제 친구 3명이 여기 나왔고 추천해 줬습니다. 어찌 나갑니까. 판단도 안서고. 합리적, 실용적, 유머, 지압 수준의 다찌까지 말초 신경이 자극되며 수업 시간은 빠른 흐름이였습니다. 군더더기라곤 비좁은 강의실 자리를 차지한 교탁이 유일한 사족처럼 보였죠. 동기도 알아가고 조별 활동도 하니까 탄력을 받아 빠르게 발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육상 계주선수의 심정이랄까요. 시나리오 과제를 바톤 삼아 동기와 함께 완주한 것이 이제야 뿌듯함을 느낍니다.
실존적인 성향과 난독증 증세를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는 순간에는 비판적인 날이 서기도 했고요. 곰곰이 생각을 했습니다...선생님은 현실적으로 자본주의 속 세상을 살아가는데 사회와 타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회 선배님이시자, 계통 선배님이시고, 지식인이자 많은 경험을 겪은 선생님 말씀의 가치를 언어로 전달 된 소리만 들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갖기로 했습니다. 내면의 서브텍스트도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대장부가 어찌 한 입 가지고 두 말 하겠습니까. 제자들을 위해 원칙을 지키려고 하시는 아픔도 때론 느껴집니다. 사회주의자인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상업뿐만이 아니라 다양성 영화를 활성화 시키는데 작은 기여라도 하며 생태계적으로 균형을 맞추고 건강하게 성장하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곽◯무).
“매 수업시간마다 큰 선물을 받아가는 기분”
시나리오. A4용지 80장 안에서의 벌어지는 이야기. 이 얼마나 간단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일인가! 막상해보니 온 세상의 혼란을 80장안에 압축해서 넣는 막막한 기분. 그것도 재미있어야하고 심지어 보는 사람이 스스로 지갑을 열도록. 더 막막한 기분. 상업영화 시나리오에 대해서 수업을 통해 알아가며 조금이나마 막막함을 덜 수 있었고 그 과정이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이 나이에도 아직 맞으며 배울 수 있다는 안도감도 받았고요.
시나리오 한편을 쓰고 나서 공개했을 때 남 시선보다도 더 무서웠던 것은 좀 배웠다고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지 나름대로 자각하게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자각했다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리고 얼마나 모르는 것들이 많은지 체감하였기에 조급함 마음으로 섣불리 좌절하는 건방을 떨지 않게 되었습니다.
살던 방식대로만 생각하며 그 생각에 갇혀 살다가 심산스쿨에 왔습니다. 시나리오를 써보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고,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온 다양한 사람들이 쓴 시나리오를 보여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토론도 해보며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가까이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과정들이 저에게 활력을 주었습니다. 매 수업시간 마다 큰 선물을 받아가는 기분이 들어 집에 가며 혼자 감탄하고 신났던 기억들이 어느새 추억이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지나간 20주. 그 동안 배운 것들 잘 실천해 보겠습니다(박◯영).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더 정확히 알게 되는 시간”
예전부터 시나리오학원 배워야지 다녀야지라고 막연히 계획했던 것이 드디어 실현되었습니다. 목요일 6시30분이 되면 일하다말고 책 한권과 연습장을 들고 작은 주머니 같은 가방을 매고 살랑살랑 회사를 빠져나옵니다. 나오자마자 전철역까지는 빠른 발걸음으로 학원에 도착하고 나면 약간의 죄책감에 더 열심히 들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절대 빠지지도, 지각하지도 말아야지라고 결심했는데 이렇게 종강하고 뒤돌아보니 결심했던대로 되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맨 앞줄에 앉아서 열심히, 또 재밌게 들었습니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수업 듣는 시간만큼은 또릿또릿한 눈빛이었다고 생각합니다(안그래보였다면...많이 피곤했나봐요..^^*)
너무 좋은 37기 동기분들과 또 조모임을 가지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허접하지만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고 새로운 목표도 생기고 좋은 분들의 조언과 격려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선생님의 과격한 표현방식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심산선생님이라는 캐릭터가 호탕하고 재밌었습니다. 좋은 이야기와 지식들을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술은 마시지 않지만 뒤풀이에서 나누는 대화도 사귐도 또 영화계,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얻어가는 게 많은 시간들이었고 앞으로 제가 하고싶은 게 무엇인지 더 정확히 알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민◯아)
“영화계 지인들 10명이 먼저 들은 수업”
심산 선생님의 시나리오 수업을 들은 지인들이 10명이 넘습니다. 자연스레 추천을 받았고, 드디어 수업을 들었네요...추천을 해줬던 지인들은_현장에 있는 스탭도 있고, 투자사 다니는 친구도 있고,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업을 듣고 가장 달라진? 점은, 주변의 시나리오 작가님들을 조금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열심히 쓰면…무언가를 완…완...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신감 한…스…푼!!! #10,000(만씬) 쓰면 되는 거죠잉~!
같이 수업을 들은 37기 동기들을 상업영화 현장에서 만나기를…(제가 잘해드릴게요 ㅋㅋㅋㅋㅋ불맴매 준비ing)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하지 말아요…(끔찍한 일-_ㅜ;) 곧 멋진 시나리오로 서로 보여주기 해요! 40점 넘는 시나리오를 써서 투자사로 직행합시다, 시나리오행 기차 고고! 선생님, 동기님들 감사합니다^_^(김◯숙).
“막상 겪어보면 츤데레 선생님”
얼마 전에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네요...장편을 써야지라고만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참 오래 걸린 것 같습니다. 늘 생각에서 끝이 나곤했는데 이번 수업으로 처음으로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시나리오를 내기 전 목요일은 번개처럼 지나갔지만 그 시간이 요즘 들어 가장 생각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잠자려고 누워서도 세수를 하면서도 어떻게 고치지 나아가지라는 생각으로 맘 편한 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쓰고 나면 후련할 줄 알았지만 더 찝찝하고 자책하고 왜 그랬을까 무덤도 파고....수업을 들으면서 알면서 왜 그렇게 못하는지 답답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그 어렵다는 처음을 했다는 게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다음에 다시 쌤 수업을 수강할 때는 소통장애를 고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꼭ㅜㅜ)b
무섭다고 소문난 심산쌤이 츤데레라는 것도 알았고 학원에서 만난 동기 언니 오빠 친구 동생들 모두 너무 좋았습니다. 모두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는 일 모두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한 하루하루 보내세요!! 다들 수고 많으셨고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기회 되면 자주 보아요!!!!!(심◯나)
“특별했던 축복의 시간들”
선생님과의 강의가 무척 그리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을 통해 상업 영화 시나리오에 대해서 많이 배웠으며, 중요한 순간들과 시간들을 가졌으나, 그것에도 이별을 고할수 밖에 없음을 이 순간 깨닫습니다. 이별의 순간들이 저에게 말해 주는 도도함에 섭섭하지만, 언젠가는 그럴 수 밖에 없었음도 특별한 순간이었음을 이해했다고 고백해 봅니다. 시간과의 이별은 결심해 보지만, 추억과의 이별까지 결심하기란 저에게는 너무 벅착 과제입니다. 이런 이별의 순간들이 절 더 강하게 만들어 줄지, 아니면 절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지는 전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시간의 흐름이 저에게 어떤 해답을 줄 것이라고 기대해보며, 시간의 흐름에 절 맡겨 봅니다. 더욱 단단해 지길 바라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바라는 바람일 것입니다.
심산스쿨 37기 여러분과의 추억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여러분과의 이별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인생엔 왜 항상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는지, 그것 또한 물음표의 연장선상에 남겨 두고 싶습니다. 특별했던 축복의 시간들의 중심엔 심산스쿨 37기 여러분이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며, 여러분과의 만남은 저에겐 특별했던 축복의 시간들 이었다는 것 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그런 축복의 시간들을 잊기란 쉽지 않음에 저는 벌써부터 고통스럽습니다. 그 고통을 이겨내고, 이 글을 마치기 위해 이제야 마침표를 찍습니다. 마침표가 있어야 쉼표의 의미가 있듯이, 잠깐 쉬었던 마음에 저도 마침표를 찍습니다(이◯민).
“충무로 현역 프로듀서의 수강후기”
우선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심산스쿨 가야지“하며 생각만 하다 결국 10년이 지나서야 온 점 반성합니다! 매번 다음 영화를 찾아 헤매며 “바쁘니까 좋은 거고 그러니까 나중에 가도 돼”라며 자기합리화에 빠져 있던 저에게 수업을 들었던 지금은 너무나 중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때 왔었으면... 또는 결혼을 하기 전이라도 왔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아주 잠깐.. 들지만 그건 다른 문제이겠죠.
저에게 있어 심산스쿨은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 어떻게 시나리오를 써야 되는지를 배워 가는 과정도 즐거웠지만, 같이 작업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시나리오의 문제점을 전달 할 수 있는 표현과 방법을 찾을 수 있었던 점과 무엇보다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써야되는지를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차피 상업영화를 한다면 계속 만나게 될 사람들이라고 믿기에 아쉬워하는 감정은 접어두고, 서로를 추억으로 만들지 않도록...계속 시나리오를 씁시다!(노◯훈)
“그날 집에 돌아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항상 망설이기만 하던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것이 심산스쿨이었습니다. 개강날 수업 시작 전 두 시간 동안 아트레온 앞 '더 벤티'에 앉아 마지막까지 망설였습니다. 분명 개강 몇 주 전부터 마감이 되진 않을까 문의전화를 해댔었으면서 막상 그 문을 열고 들어가려니 배가 저릿해졌습니다. 정말 난 내가 뭐라도 될거라 생각하고 여기까지 온건가? 서울대반 수업 듣는다고 서울대 가는 것도 아닌데...아니 그러면 난 여기까지 왜 온거야? 그것도 하루종일 알바 뛰어 번 돈을 들고? 잘 할 수 있을까? 정말 걱정과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고요. 끝이 없었어요. 그러다 한 순간 결론을 내렸습니다. 못해도 좋고 뭐가 되지 못해도 좋으니 해보자.
수강후기를 남기자니 진심으로 드는 생각은 '그 날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다.'입니다. 뭐라도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얼마나 힘든 길인지 알게 되었고 알바 뛰어 번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잘 하진 못했지만 열심히 했고요. 그 날, 다른 결론을 내렸다면 글을 쓰는 행복감을,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없었겠죠. 매번 선생님의 수업이, 언니오빠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들이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진심을 다해 정말 감사합니다(박◯아).
“실망보다는 새로운 기대로 설레다”
전 지금 방콕 카오산에 머물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여긴 놀고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서 정말이지 그간 일은 까맣게 잊고 지내다 부랴부랴 수강후기를 적기위해 이렇게 폰을 잡습니다. 영화를 해보겠다/하고싶다 라는 마음으로 그 주변을 깨작댄 것이 몇 년, 그 사이 밥벌이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직장은 어느새 또 몇 년... 이렇게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는 각오로 찾은 곳이 심산스쿨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욕심이 많고 사람이 좀 허황되서...연초 이곳에 등록하며 세웠던 솔직한 목표는 '올해 안에 시나리오 팔아보자'와 그와 동시에 '회사에 사표 던지기'였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결과는 둘 다 이루지 못했고, 여전히 앞길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항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막막하기만 했던 제 미래에 약간의 해답은, 적어도 나아갈 방향은 깨닫게 된 것 같아 실망보다는 새로운 기대로 설레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아직 6개월이 남았으니까요^^v
끝으로, 반장으로서 중간나이로서, 형누나동생동기들 잘 챙기거나 많은 도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런 저런 핑계로 역할에 부족함이 많았던 점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또한 수업 진행하며 피드백 주고받으며 혹시 본의 아니게 제가 상처 드리거나 언짢으신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정말 '본의'가 아니였으니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술 취한 상태에서 술 마시며 쓰다 보니 더 이상은 안될것같습니다...^^;;(박◯희)
“회사 다니기 싫어 글을 쓰기로 하다”
최근 보고 있는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습니다. “나에게 시작이란 설렘이 아니라 두려움이다.” 라는... 새 학기가 시작할 즈음엔 매번 골골대는 저를, 무진장 끄덕이게 만든 한 마디였지요. 심산스쿨에 처음 등원할 때도, 피칭을 하기로 한 날에도, 제 시나리오 리뷰 날에도 버스 안에서 배를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통 소화가 안 되었거든요. 사실 별일 없이 학원에 올때도 소소한(?) 울렁증은 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홀로 우여곡절의 사투를 벌이며 20주를 버텼지요. 그런 저를 너그러이 포용해주신 동기 분들, 목석 같이 앞자리를 차지한 제 앞에서 열띤 강의를 해주신 선생님께 무한 감사의 말씀을... 제일 먼저 드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마저도 육성이 아니라 활자로 하고 있네요(..)
(놀랍게도) 심산스쿨에 등록한 것은, 제 인생에서 무언가를 실행하는 데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린 일이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는데 꼬박 며칠이 걸렸음에도요. 저 스스로에게도 '영화'가 가슴에 쿵 박힌 게 뜬금없는 일이었으니, 주변 사람들은 더 했겠지요. 아빠는 영화를 배워보겠다는 말을 영어로 잘못 알아듣고 흔쾌히 수락하실 정도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무작정 뛰어드는 건 아닐까 전전긍긍했습니다. 하지만 20주를 보낸 지금의 저는 과거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부딪혀 보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뭐가 됐든 경험의 유무는 한끗이라도 차이를 만드니까요. 단순히 절망이 100%라고 하더라도... 혼자만의 방에서 안위하던 저를 문밖으로 내동댕이친(?) 것만으로도 이번의 경험은 무척 값집니다.
오리엔테이션 때,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소설보다 시나리오가 몇 배는 어렵다고요. 남몰래 입을 삐죽였습니다. 어차피 똑같은 글인데 더 어렵고 쉽고가 어디있겠어? 라고 삐딱하게 생각했는데... 아뿔싸, 써보니 알겠더라고요. 아주 통감을 했습니다. 시나리오 100장 쓰느니 소설 100장을 쓰고 말겠다고, 몇 백번은 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수업을 들으면서 보이지 않던, 보지 못하던 것들이 하나 둘씩 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을 씹지도 않고 삼킨 격으로 영화를 보곤 했는데, 이젠 선생님을 따라 영화 중간 중간 시계를 보며 전개를 파악해보려고 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황새 따라가다 다리 찢어지는 뱁새 꼬락서니지만요.
마지막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왜 시나리오를 쓰냐고 물으셨습니다. 그 때 저는 마구 눈알을 굴렸습니다. 혹시나 제게 물어보실까 싶어 가슴이 철렁했거든요. 저는 천성이 내성적인 탓에 어느 순간부터 '절대 회사원은 되지 말자, 글 써서 먹고 살자'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겨우 이런 동기라니, 너무나 하찮은 것 같아 말하기 부끄럽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결론적으론)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전 누군가 왜 시나리오냐고 물으면 거창하게 포장하기 바빴는데...
그래서 저도 마지막을 빌어 솔직히 말해보렵니다. 저는 취직하기 싫어서 글을 씁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연예인과 같이 일하고 싶다는, 다분히 '순이'적인 욕망도 공존합니다. 아마 오늘도 저는, 좋아해 마지않는 배우들이 제 시나리오에 눈길 한 번이라도 주는 날이 오길 바라며 잠에 들겠지요. 점점 헛소리를 횡설수설해대는 기분이라 이쯤에서 글을 줄여야 하겠습니다.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느라 어느새 새벽 4시가 되어가네요. 모든 감사한 분들이 편안한 꿈을 꾸시기를, 선명해진 꿈이 눈앞에 드리워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김◯림).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수업”
함께 했던 동료들과 좀 친해지는가 싶더니 벌써 종강이...짧았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시간 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라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음에... 오랜만에 느껴본 감정 이였습니다. 한분 한분의 시나리오들이 다들 개성 있었고, 또 다들 그 짧은 시간 안에 시나리오들을 제출함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시나리오들이 몰려서 자포자기로 제대로 읽지를 못했지만 꼭 읽고 나중에 개인적으로 리뷰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학구적인 스타일이 아니라 수업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싫어하는데... 심산 선생님의 수업은 너무나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뭔가 집중해서 재미있게 듣다보면 금세 쉬는 시간이... 또 웃으면서 듣다보면 종강이...개인적으로 그 동안 고민했던 문제들과 나름 주워들으며 배웠던 것들을 실전에 적용하며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글이 여러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질 수 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영화는 정말 어려우면서도 묘한 도전 의식을 가지게 되는 시간 이였던 것 같습니다.
내일 모레 스리랑카로 봉사활동을 가는 일정 때문에 다시 보고 싶은 동료들을 못 보게 되어서 너무너무 아쉽지만... 그동안 리뷰를 통해서 귀하디 귀한 자식 같은 시나리오들을 욕하고 헐뜯은 죄, 이번 봉사를 통해서 속죄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다음 생애는 믿지 않으니 이번 생에서 다들 ‘영화 현장’에서 꼭 만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만나서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산에도 가요~~~~(전◯한).
“10,000씬까지 써볼 생각입니다”
언젠가는 장편 시나리오를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방법도 모르겠고 마냥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올 초에 큰맘 먹고 심산스쿨에 등록하게 됐습니다. 등록할 무렵에도 두렵고 망설여졌지만 혼자 쓰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작은 기대로 시작했습니다. 작은 기대로 시작했지만 종강 한 지금으로써는 정말 잘한 선택이다 싶습니다. 20주 동안에도 내가 시나리오라는 것을 쓸 수 있는 인간인가 하는 의심은 계속 들었지만 매주 수업을 들으면서 불행인지 다행인지...어쩌면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선생님이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법들과 예시들을 들으면서 머릿속에 뿌옇게 자리 잡고 있던 안개가 조금씩 걷히는 느낌이었습니다. 방법을 몰라 두렵게 느껴졌던 장편 시나리오에 이제는 조금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거 같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한계 또한 알게 됐지만 그것 역시 이번 수업을 통해 알게 된 큰 배움 중 하나였습니다. 수업 때 배운 걸 바탕으로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꾸준히 성실하게 써보고 싶습니다. 이제 겨우 200씬 쓴 애송이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믿고 만씬까지 써볼 생각입니다(김◯진).
“조금씩 두려움을 걷어내는 시간”
지난 몇 개월이 복기되는 듯 합니다. 두려움을 잔뜩 집어먹은 채로 수강신청을 했고 나름 절박함 속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의 편협함과 무지, 부족함을 마주하는 시간이었고 아주 조금은 두려움을 걷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동기들과 멋진 심산 선생님들 만나 너무도 기쁩니다. 대학 졸업 후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언제 또 있었나 싶습니다. 예전에 시나리오 쓰기가 막막하게 어려웠다면 지금은 복잡하게 어려워졌습니다. 전 상급반에 가서 더 치열하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임◯니).
“영화를 만든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고 힘들지 알겠다”
어렸을 때 마냥 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작가다. 물론 마냥 되고 싶기만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마냥 영화를 만들고 싶어 졌다. 역시 마냥 생각만 했다. 이후 시간이 그냥 흘렀고 빨리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찾은 곳이 여기다. 수업이 재밌었다. 수업에서는 시나리오를 쓰는 법 외에도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다. 수업 이후의 시간도 재밌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정작 시나리오에는 열중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수록 더욱더 얼마나 소홀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형편없는 시나리오라도 일단 한 편을 완성했다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음을 느낀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지, 재밌을지 알겠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힘들지를 알겠다(남◯구).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찍으려면?”
심산반을 5개월 동안 수강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 중 가장 절실히 느낀 점은 선택과 집중에 관한 것 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너무 자잘한 일들을 중구난방으로 펼쳐 놨기에 이것 저것 수습하는데 에너지를 다 소비한 것 같습니다. 심산반을 들으면서 좀 더 글쓰기에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스스로에게 남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어떻게 하면 '잘' 팔리는 글을 쓸 수 있는가?,"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찍으려면 어떤 시나리오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가?"등 많은 중요한 지점들을 교실 안에서, 또는 술 자리에서 배워가는, 저에게 있어서 뜻 깊은 5개월 이었습니다. 하반기에는 글쓰는 데만 전념해, 상급반에서 동료들과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겨 보도록 하겠습니다(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