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작가 [한국식 아파트 살인] 판매 완료!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 2006년 4월 추천작
심산스쿨 심산정규반 15기 출신의 김정호 작가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한국식 아파트 살인]의 판매계약을 완료했습니다. 저로서는 두 가지 점에서 아주 뜻 깊은 경사(!)입니다. 첫 번째는 물론 제자가 작가로서 등록했다는 거지요. 시나리오 워크숍을 이끌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김정호 작가,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지 1년도 안 되어 작품을 팔게 되다니...지나치게 빠른(?) 데뷔입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축하드립니다. 시나리오를 구입한 곳은 최근 [달콤, 살벌한 연인]과 [오래된 정원]을 제작한 MBC 프로덕션입니다. 부디 순조로운 제작과정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극장 스크린을 통해서 이 작품을 보게 되기만을 기원합니다.
제가 기뻐하는 두 번째 이유는 위의 계약이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www.scenariomarket.or.kr)'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거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시장‘의 운영위원장이 바로 접니다. 지난 한 해 동안의 격렬한 토론과정을 거쳐 이 시장이 문을 연 것은 2006년 1월 1일. 거의 혁명적(!)이라고나 할만한 변화가 밀어 닥쳤으니 처음에는 다소 당황하는 기색도 보였습니다만 반 년 정도가 지난 지금, 그 동안의 상황을 되짚어 보면 놀랄만한 발전을 이루었고 빠르게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이 ’시장‘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심산스쿨>심산스쿨>관련기사]의 4번째 글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 운영위원장 심산]을 참조하십시오).
저를 비롯한 다섯 명의 운영위원들이 이 시장을 개척하고 정착시켰지만 정작 저 자신은 이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옛어른들이 그러셨죠. “오이밭에선 신발끈을 고쳐매지 말고, 배나무 밑에선 갓끈을 고쳐매지 말아라.” 행여라도 남들이 의심할만한 짓은 하지 말라는 뜻이겠죠? 만약 운영위원장인 제가 심사를 해서 누군가의 작품을 뽑았는데, 그 작품의 작가가 저의 제자라면? 다만 실력에 의한 것이었을 뿐 절대로 ‘정실심사’가 아니었다고 항변해도 뒤에서 쑤근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운영위원장으로 재직하는 한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의 심사에는 절대로 참여하지 않을 작정입니다(같은 이유로 저는 최근 접수가 마감된 ‘제1회 경기영상위원회 시나리오공모전’에서도 결심 심사를 거절하고 예심 심사만을 맡았습니다). 그런데...바로 그 시장에서...제 제자가 작품을 팔게 되었다니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소식입니까?
사실 심사위원들이 특정 작품을 추천했다고 해도 그것이 곧 판매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계약은 그것을 영화로 만들 제작사가 직접 결정하는 것이지요. 추천작이 된다는 것은 그 결정에 약간의 도움을 된다는 것뿐이지요. 추천작이 되지 못한 시나리오가 판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이처럼 ‘공정한 경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바로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이라는 시장의 최대 강점입니다). 김정호 작가의 [한국식 아파트 살인]은 [심산정규반 15기] 수업도중 쓰여지기 시작하였고, 2006년 4월에 심사위원들에 의하여 ‘추천작’으로 등록되었으며, 최근에 이르러 MBC 프로덕션에 ‘매각’된 작품입니다. 시간과 노력 양면에 모두 걸쳐 가장 ‘경제적인 방식’으로 영화화 단계에 이른 거지요. 우리 모두 축하해주어야할 멋진 사건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정호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