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걷는 사람들
등산>트레킹>트레일로 변해가고 있는 걷기문화
심산스쿨을 만들고 그 안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을 들여다보면서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적당한 시기가 되면 모든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그런 액티비티를 하나쯤 만들어야지. 한때 그것은 [SM클럽]으로 현실화되었습니다. 매주 주중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등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여럿이 함께 칸첸중가 트레킹을 다녀온 다음에는 어찌된 일인지 모임이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큰 이유로는 저의 게으름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약 두 달 가까이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다시 결심하였습니다. 조금 더 느슨한 형태의 [SM클럽]을 만들어보자. 등산이나 트레킹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차라리 트레일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시기도 주중이 아니라 주말로 잡자. 그래야 직장 다니는 사람들도 가끔씩 동참할 수 있으니까. 적절한 인원이 모이면 버스를 한 대 빌려서 돌아다녀야지. 요즘 영화계에는 놀고 있는 촬영버스들이 많으니까 그것들을 이용해야겠다.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경치 좋은 트레일 코스를 가볍게 돌고 당일 돌아오는 그런 노선이면 좋겠다. 그런데...이게 웬일입니까? 제가 꿈꾸었던 그런 액티비티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단, 심산스쿨 내부가 아니라 심산스쿨 외부에. 그 모임의 이름은 하이블루라이프입니다.
하이블루라이프 바로가기
http://www.hibluelife.com
심산와인반동문회인 [샤또몽벨]의 친구들은 이미 개별적으로 이 모임에 여러 번 참가했습니다. 다녀와서 하는 이야기가 모두들 만족스럽다는 겁니다. 이 모임의 진행방식은 이렇습니다. 아침 6시 30분에 공덕역 4번 출구, 6시 40분 시청역 7번 출구, 6시 50분 논현역 6번 출구, 7시 양재역 2번 출구에서 참가자들을 픽업하여 해당 트레일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약 2~3시간 거리를 이동하여 트레일을 시작합니다. 트레일은 대개 10~15Km 정도의 길이이고 대략 4~5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리고는 다시 픽업했던 장소로 되돌아옵니다. 참가비는 3~4만원대인데, 여기에는 교통비, 아침김밥, 점심식사, 가이드비 등 일체의 경비가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더 바랄 나위 없이 매우 훌륭하지 않습니까?
하이블루라이프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저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저 모든 것을 혼자 계획하고 조직하고 실행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게다가 돈을 만진다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일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냥 하이블루라이프에 회원 가입을 하고 따라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소식을 이곳 [여는글]에 올리냐고요? 여러분도 함께 가자는 뜻입니다. 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토요일 하이블루라이프의 트레일에 참가하려 합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맞으신다면 부담 없이 참가하세요. 사실 자신이 소속된 반이나 커뮤니티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기가 무척 어려운 것이 심산스쿨의 구조인데 이 액티비티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고 편안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듯 합니다.
2010년 11월 하이블루라이프의 트레일 스케줄은 아래와 같습니다.
11월 13일(토) 선운사 도솔천길
11월 13일(토) 내장산 장성새재길
11월 20일(토) 담양 정자길
11월 21일(일) 함양 상림길
11월 27일(토) 양산 팔경길
이번 주말인 11월 13일에는 두 개의 코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내장산 장성새재길을 선택하였습니다(위의 사진들은 이곳의 풍경입니다). 하이블루라이프는 일요일에도 트레일을 떠납니다. 일요일이 편하신 분은 일요일 트레일에 동참하십시오. 참가신청은 위의 [하이블루라이프] 홈페이지에서 받습니다. 홈페이지의 이곳저곳에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올라와 있으니까 구석구석 잘 살펴보십시오. 이렇게 말씀드리니까 마치 제가 [하이블루라이프]의 임원쯤 되는 것 같은데, 심산스쿨은 하이블루라이프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저 역시 일개 회원에 지나지 않습니다(심산스쿨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면 무슨 특혜라도 달라고 졸라볼 생각입니다!ㅋ).
제 집필실 창문 가득 노고산(서강대 뒷산)이 보입니다. 울긋불긋 단풍 든 모습이 그야말로 만산홍엽(滿山紅葉)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쯤은 멋진 풍광을 가진 야외로 나아가 트레일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그러는 것이 육체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 건강에도 좋습니다. 심산스쿨의 회원 여러분도 많이 참가하시어 그곳에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시고, 집필활동에 커다란 성취가 있으시고,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그런 생활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