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고미영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실종된 여성 산악인 고미영(41) 씨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주(駐) 파키스탄 한국대사관 측이 12일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고씨가 이끄는 등반팀과 오늘 위성전화로 통화했다. 등반팀은 고씨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지 구조팀이 헬기를 동원해 13일 시신을 운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등반팀은 대사관 측에 장례절차 및 시신 운구 등 문제를 상의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고씨의 장례 및 시신 이송 등 문제는 고씨 가족들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이후 협의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며 "태국을 거쳐 이슬라마바드로 들어오는 비행편이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 있는 만큼 이르면 내일, 또는 수요일께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mg2]고씨는 현지시각 11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각 오후 10시30분)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해발 8천126m의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해발 6천200m 지점의 캠프2를 100m 앞두고 고정로프가 없는 구간을 통과하다가 실족, 협곡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2009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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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제가 알고 있는 가장 유쾌하고 가장 털털하고
가장 섹시하고 가장 용감한 여자였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고미영은 참 다양한 모습입니다
다소 비만한 몸으로 처음 등산을 시작하던 모습
인공암장에 미쳐 도무지 내려올 생각을 안하던 모습
자연암장에 미쳐 전세계 바위순례를 다니던 모습
...그리고 코오롱등산학교에서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던 모습
검게 탄 근육으로 바위에 붙어 있던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왔습니다
뒤늦게 히말라야에 빠져 고산등반을 떠날 때
그녀는 참으로 용감했습니다
몇해전 코오롱등산학교 강사단 원정에서
엄청난 추락을 당한 다음에도
활짝 웃으며 일어나던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이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네요
저는 그녀를 오래도록 기억할 겁니다
내가 알고 있던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굿바이, 미영!
네가 원하던 일을 미친듯이 했고
그야말로 맘껏 살았으니
후회는 없으리라 믿는다
이제 그만 편히 쉬어라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