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6-06-02 01:19:40 IP ADRESS: *.147.6.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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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
돌연변이 스포츠 에이전트의 꿈
 
카메론 크로우 [제리 맥과이어](1996)
 
 
 
연예인의 뒤에 매니지먼트 회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프로스포츠 선수 역시 본질적으로 연예인과 다를 바 없으므로 그들의 뒤에도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프로선수의 매니지먼트 회사를 스포츠 에이전시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기로 뒤늦게 알려진 낯선 존재들이지만, 실상 이들이 프로스포츠계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한 선수를 죽이고 살린다. 스타를 만드는 것도 그들이고 천문학적 액수의 연봉을 따내는 것도 그들이다. 그들은 심지어 한 구단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자본주의적 이윤의 극대화만이 이들이 신봉하는 유일한 가치다. 제대로 된 스포츠 에이전트라면 적어도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돈을 위해서라면 거짓도 서슴치 않는 비즈니스 풍토에 신물이 나!” “중요한 건 성공이 아니라 인간관계야.”

카메론 크로우가 각본·감독·제작을 겸한 [제리 맥과이어](1996년)는 제 본분(!)을 잊은 돌연변이 스포츠 에이전트에 관한 영화다. 거대 스포츠 에이전시에서도 수석 에이전트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제리(톰 크루즈)가 갑작스럽게 해고통보를 받은 것은 그의 순진하기 짝이 없는 이상주의 때문이었다. 프로의 세계에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는가 도대체 자본주의적 계약관계 안에서 인간미를 찾는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제리는 그렇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당연히 해고당한다. 그의 아름다우나 어리석은 꿈에 기꺼이 동참을 선언하며 함께 사표를 던진 사람은 같은 직장의 여성동료 도로시(르네 젤위거)뿐이다.

[제리 맥과이어]는 프로스포츠계의 이면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이며 우리가 오래도록 잊고 살았던 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것은 자본주의적 울타리 안에서는 폄하되고 조롱받는 사회주의적 이상에 대한 꿈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순진한 믿음만을 찬양하진 않는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제리의 유일한 고객이 된 천방지축 미식축구선수 로드(쿠바 쿠딩 주니어)가 바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오직 ‘돈’ 뿐이었던 것이다. 로드가 노상 입에 달고 사는 “쇼우 미 더 머니!”는 이 영화가 남긴 가장 익살맞은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감독의 빼어난 균형감각이 제리의 아름다운 꿈 못지 않게 로드의 솔직한 욕망 역시 밉지 않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한겨레] 2004년 5월 5일자

백소영

2006.06.23 01:52
*.44.147.104
어린 놈의 자식이 퍽큐를 날리자 맥과이어가 충격먹던 장면이 생생하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누구나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오면 더더욱 강력하겠지!!

조현옥

2007.08.19 05:25
*.62.89.4
개인적으로 탐 크루즈가 [칵테일] 이후 가장 멋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의 돌연변이... 돌연변이들은 가슴아프고 사랑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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