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들어진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뻔하다고? 98년 기획에 들어가 무려 8년 만에 완성된 <아치와 씨팍>은 절대 그렇지 않다. 불순한 상상력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아치와 씨팍>은 확실한 즐거움을 전해줄 것이다. <아치와 씨팍>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애니메이션 특유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 야심적 내러티브다. 영화는 인간의 똥이 유일한 에너지원인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양아치 아치와 씨팍이 벌이는 모험을 그린다. 소재의 기발함에서 일단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아치와 씨팍>이 보여준 성과는 놀랍다. 우리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들을 모조리 깬다. 오랜 시간 동안 한 작품에만 매달려온 조범진 감독의 ‘비틀기 솜씨’도 범상치 않다.
[img2]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관객이라면 이 성인 애니메이션에서 색다른 재미를 발견할 것이다. 실사 영화가 보여주지 못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다양한 캐릭터는 긴박한 전개에 힘을 더하고 맛을 돋운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꼽히던 스토리를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조범진 감독은 관습화된 ‘애니메이션계’에 일침을 가하며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내달린다. 인간의 욕망에 대한 표현도 적나라하다.
<아치와 씨팍>은 철저하게 성인들 눈높이에 맞춘 애니메이션이다. 흔히 성인용 애니메이션 하면 떠오르는 에로틱한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니나 수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욕설과 폭력이 절묘하게 뒤섞여 있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숨통을 틔워준 <아치와 씨팍>이 선사하는 에너지 충만한 액션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한다. 웃음거리가 가득하고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아 여러 번 봐도 좋다. 실사 액션영화를 능가하는 쾌감을 선사하고 싶었던 제작진의 눈물 겨운 노력은 화면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색깔과 노선이 명확한 <아치와 씨팍>은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캐릭터의 개성이 확실하기에 스크린에서 쉽사리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들이 펼치는 모험은 속도감 넘치는 스펙터클로 채워져 있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범진 감독의 지칠 줄 모르는 상상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아치와 씨팍>은 예상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발랄한 비주얼과 화장실 코미디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런 엽기적인 내용은 폭력적인 세상에 대한 감독의 삐딱한 시선과 맞닿아 있다.
[img3]<아치외 씨팍>은 영화적 재미뿐 아니라 메시지도 훌륭하게 전달해낸다. 그 어떤 애니메이션에서도 만나본 적 없는 독창적인 상상력은 이 작품의 탁월한 미덕이다. <사우스 파크> <비버스 앤 벗헤드>를 능가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던 조범진 감독은 <아치와 씨팍>에서 권선징악의 교훈과 선함을 미덕을 엔딩으로 하는 장르의 관습을 과감히 깨트린다 류승범, 임창정, 현영 등 끼 많은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매트릭스> <미져리> <쎄븐> <인디아나 존스2> <스파이더맨> <전함 포템킨> 등 수많은 영화의 패러디 장면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치와 씨팍>은 흥행 여부를 떠나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작품성과 완성도를 한 단계 높인 작품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맥스무비] 2006년 6월 20일
탱크걸만큼 독특하고 재밌는 영화가 나온 것 같아 행복하고 기쁘다!!!!
애니여서 더더욱 기대된다.. 그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쳐 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