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심산 등록일: 2008-04-16 15:50:25 IP ADRESS: *.235.169.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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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교사·감독 이중생활…안슬기 감독 인터뷰
"충무로 진출 욕심도 있지만, 저만의 목소리 내고 싶어요"
두번째 장편 '나의 노래는' 24일 개봉

이 사람, 인터뷰 하는 동안 "민망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충무로의 스타 감독은 아닐지언정 2005년 첫 장편 <다섯은 너무 많아>의 프랑스 리옹아시안영화제 경쟁부문 대상 수상 등으로 독립영화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인사' 치고는 지나치다 싶게 낯을 가렸다.

교사라는 본업 때문일까. 두 번째 장편 <나의 노래는>의 개봉(24일)을 앞둔 안슬기(38) 감독은 그에게 비쳐지는 스포트라이트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듯했다.

안 감독은 10년 가까이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학기 중에는 교편을 잡으며 방학 때는 메가폰을 쥔다. 그의 원래 담당과목은 수학. 그러나 지난해부터 그는 서울산업정보학교로 옮겨 영화영상과 학생 22명을 가르치고 있다. 영화에 빠져 살다 보니 "아예 영화에 관한 수업을 하는 게 어떠냐"는 학교측의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긴 것이다.

전업 감독을 할까 하는 욕심도 있지만 사실 교사라는 직업은 그에게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든든한 후원자다. 1999년 첫 단편 <고지식한 자판기>(제작비 400만원)로 영화 맛에 단단히 빠져든 뒤 그가 쏟아 부은 돈은 1억1,000만원 가량. 재원 대부분은 은행 신용대출이다. 교사라는 신용도 높은 직업 덕을 많이 본 것이다.

<나의 노래는>도 상업영화에 비교하기조차 민망할 만큼 덩치가 작다. 제작비는 1,500만원. 역시 은행이 의도치 않게 주요 '투자자' 노릇을 했다. 촬영기간은 15일. 시간과 돈을 아끼기 위해 배우와 스태프 대부분이 합숙을 했다.

영화는 청소년과 어른의 문턱에 선 스무 살의 '철가방' 희철의 잿빛 삶을 통해 이 시대 그늘 진 청춘들의 아픔과 그들의 어렴풋한 희망을 투영한다. "만사 제치고 랩에 빠져드는 주변 아이들을 보며 '저 아이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영화"다. 무릇 열악한 독립영화 제작 환경이 그러려니 치부하면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영화 속 밤 장면은 새벽에 찍어야 통제가 가능한데 기자재 문제 때문에 밤에 촬영했습니다. 영화와 무관하게 'ОО야! 들어와 밥 먹어라' 등등 외부 소음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죠."

충무로의 전문 스태프와 일하며 때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왜 없으랴. "하지만 충무로서 영화를 만들려면 아주 많이 기다려야겠죠. 제 이야기도 제대로 할 수도 없을 거구요. 독립영화는 세밀함이 떨어져도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안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지구에서 사는 법>은 후반 작업 중.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 2억원을 포함, 3억5,000만원의 제작비가 든 '대작'이다. 7월 이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해 2편의 장편을 개봉 시키는 호사를 누리는 셈. 그래도 그는 덤덤하다. "여건 닿는 대로 영화 찍는다는 것 외에 특별한 목표는 없어요. 이렇게 살다 보면 앞으로 10편은 더 찍을 수 있지 않겠어요?"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한국일보] 2008년 4월 16일

profile

심산

2008.04.16 15:54
*.235.169.165
슬기야, 참 대단하구나...졌다...^^
[나의 노래는] 개봉 홧팅!!!!

최정덕

2008.04.16 20:42
*.185.41.133
창조적인 독립군(^)
근데 안 감독은 창작을 범생이처럼 한다~~~
그게 저랑 완전 다른데요~~~~
어딜가나 부지런한 사람이 젤로 무서워요~ 전요~~~
나도 독립영화 만들고 싶다~~ 진짜 진짜~~

안슬기

2008.04.16 21:12
*.82.110.222
라 기자님 완전히 컨셉을 가지고 질문을 하셨군... ㅋ
선생님 저도 영화만 하며 살고 싶답니다! 감사합니다~ ^^

이재옥

2008.04.16 22:37
*.131.199.238
3억 5천... 사실이야? 진짜야~?

김인희

2008.04.16 22:42
*.49.95.52
민망하실 필요 없으세요~ 감독님 같은 분들이 계시다는 건 너무 자랑스러운 일이잖아요..^^
화이팅 입니다! 개봉하면 영화 잘 볼게요~

김정연

2008.04.16 23:16
*.39.132.104
지하철 가판대에 온통 '슬기 슬기' 예요, 아버지의 배치표가 특히 인상적이더라고요 ^^;;

박주연

2008.04.17 00:15
*.80.119.136
이 난세에 한 해 두 편 개봉.. 와..

민다혜

2008.04.17 08:43
*.205.197.165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안슬기

2008.04.17 09:10
*.138.86.253
재옥 형님 오보야~ ㅋ [지구에서 사는 법] 영진위 지원은 1억이고, 회삿돈 2천 더 들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부풀렸나?? ㅋㅋ

고권록

2008.04.17 11:22
*.43.90.143
film 2.0에서도 특집기사로 다뤘더군요... ^^ 안 감독님 화이팅~

이성민

2008.04.17 12:14
*.148.210.106
대단하시어요! .... 진심으로 존경되옵니다~ ^^
(오빠, 이정도면 공손하죠...? )

김정호

2008.04.17 12:56
*.57.154.20
안감독님의 영화만들기 특강함 해주세요^^
정말 대단..

박주연

2008.04.17 19:52
*.73.25.231
오.. 안감독님 특강 환영 !
profile

오명록

2008.04.22 00:53
*.105.2.52
특강? 그냥 스탭으로 들어가서 밥얻어먹어가면서 배우는 것이 좋지않나요...안슬기아카데미는 현장교육에 철저하답니다. 그런데 요즘은 스탭으로 들어가는 것도 경쟁력이 엄청 쎄다고 합디다...

이헌창

2009.06.01 07:32
*.146.50.156
참 대단하신 분이로군요..노무현만큼..

박미라

2011.02.11 22:47
*.187.236.211
오오......할 말이 없게 만드는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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