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진석 등록일: 2011-09-22 13:26:51 IP ADRESS: *.12.4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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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어느 골목.

벌써 10년이 지난이야기다. 초짜 사진기자(의욕이 철철 넘치던) 시절 선배에게 기획 아이템을 냈다.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다루고 싶다." 그러자 선배는 단 한마디로 나에게 말했다.

"쓸데없는 짓거리 말고 다른거나 열심히 해."

아마 선배의 쓸데없는 짓이라는것은 힘들고 어려운 취재일거라는 판단에서 해준 충고일것이다. 한참을 고민하고 난 선배의 충고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채 새벽에 후배를 데리고 무작정 동대문 시장으로 나갔다.

시장에 도착해서 이 사람 저사람 수소문을 하고 섭외를 하고 그렇게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오마이뉴스에 연재를 시작했다.

기사가 나가고 반응은 "고생했네 그런데 2~3번 하면 지쳐서 나가떨어질거야"였다.

하지만 그 연재는 이후 1년 6개월 동안 계속 되었다.

어제 일을 마치고 새벽녁에 집에 들어갔다. 집에 누워 잠을 자려고 하는데 창문밖으로 큰소리가 들려온다.
"찹쌀떡~ 메밀묵~"

여자분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다.
반가운 소리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취재 할 당시 저 소리를 듣고 무작정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그자리에서 섭외를 하고 취재를 했던 기억이 생각난다.

취재할 당시 장면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여자분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잔다.

최상식

2011.09.22 14:26
*.118.219.130
중학생때 친구들이랑 잠깐 했던 기억이 있는데 ㅎㅎ

김진석

2011.09.22 14:38
*.12.48.200
상식아 그간 고생했다. 몇일전 일하느라 연락도 못했네. 미안. 조만간 함 보세

류진희

2011.09.22 17:02
*.110.236.62
으 ~ 사진찍으러 가고 싶다

최준석

2011.09.22 19:26
*.152.24.74
길고 긴 겨울밤 신김치에 비벼 들기름 휙 뿌려 먹는 메밀묵무침 정말 맛있었는데..
profile

장영님

2011.09.22 21:52
*.119.171.247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랑 겨울에 찹쌀떡 장사를 했는데~~
한보름 동네방네 다니며
찹쌀떡 팔아 양로원 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profile

명로진

2011.09.22 22:16
*.73.144.122
아무나 찍을 수 없는 사진입니다. ^^

손혜진

2011.09.22 22:22
*.99.106.182
와, 따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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