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물씬 나는 하루였습니다. 산악인들에게 봄이 온다는 건...히말라야 원정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뜻하지요. 작년에는 석달이 넘게 원정을 떠났었는데...덕분에 [심산정규반 14기] 수강생들에게는 기나긴 '방학'을 선물했었는데...올해는 아무 데도 못가니 가슴이 싱숭생숭합니다...ㅠㅠ
3월달은 몹시도 괴로울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의 모든 산악인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는 계절이니까요. 엄홍길의 로체샤르남벽원정대는 3월 16일날 출발한다고 합니다. 손재식의 히말라야14좌 베이스캠프 트레킹팀은 그 하루 전인 3월 15일날 출발한다지요? 박영석의 에베레스트 횡단원정대는 3월 28일쯤 떠난다더군요...이 원정대에는 허영만 화백도 끼어 있습니다. 듣자하니 김운경 방송작가도 오늘 내일 사이에 비행기를 탄다고 하고...ㅠㅠ...왜 나만 여기 남아있는 건지...서글픈 생각마저 듭니다.
그냥...그렇다는 겁니다. 싱숭생숭하다고요...ㅠㅠ...작년 원정길에 찍은 사진들을 들춰보다 이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티베트 고원을 가로지르는 캐러밴 도중 잠시 만난 소년인데요...참 예쁘죠? 자연이 황량할수록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빛은 맑아지는 모양입니다. 저 녀석, 지금쯤 한뼘은 더 컸을텐데...티베트 고원에는 여전히 흙바람이 부는지...싱숭생숭한 마음 속엔 그리움뿐입니다...^^